전북도의 한국전쟁 양민학살 조사, 잘 한 일이다
전북도의 한국전쟁 양민학살 조사, 잘 한 일이다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4.15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념대립의 와중에 무고한 희생 낳아
70여년 지나 잊혀지는 참혹한 비극 기억해야”

전북도가 한국전쟁기에 저질러진 양민학살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고 한다. 무고하게 희생된 양민은 얼마나 되는지, 특히 어떤 이유로 살해됐는지 사건별로 지역별로 전수 조사하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중 민간용역 형태로 조사용역을 발주한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하고 잘한 일이다. 일제 강점기때 빚어진 학살과 고문, 인권유린에 대한 진상을 밝히는 터에 아직 목격자와 유가족이 생존한 한국전쟁기 학살사건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건 부끄러운 일이다.

지난 90년대 초 전북도의회가 고창지역 민간인 학살 조사활동을 벌인 것이 자체 조사의 전부로 기억된다. 수십 년간 가슴에 묻어둔 한을 쏟아냈던 목격자, 유가족들의 절규도 기억한다. 전주교도소 학살사건을 비롯한 많은 수의 민간인 학살, 익산역 폭격사건등 목격자의 증언이 생생한 사건들이 왜 아직까지 진상조사조차 없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국가기록상 한국전쟁기 사망한 민간인은 무려 37만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전북지역 사망자는 전체 사망자의 14%인 5만4,678명에 달해 이웃 전남의 8만4,000여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지난 2007년부터 3년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군·경이나 북한군 등이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 양민 학살사건은 모두 23건, 희생자는 1만2,364명에 달한다고 한다.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가 이만큼 많다는 건 더 많은 목격자와 유가족이 한을 풀지 못한채 고통받고 있다는 뜻이다.
한국전쟁기 이처럼 민간인학살이 많은 건 북한군에 의한 학살에 더해 좌우익 이념대립의 와중에서 무고한 희생이 많은 때문이다. 하지만 전쟁발발 70여년이 흐르면서 참혹했던 비극의 역사는 점점 잊히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이 없었기에 유가족들 가슴에 남은 응어리는 풀릴 길이 없던 터다. 진상을 밝히는 일이 한을 푸는 시작이다. 전북도의 이번 진상조사가 그 분들의 응어리를 푸는 단초가 돼야 한다.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