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안전행정… 경찰은 `자치제' 소방은 `국가직'
혼돈의 안전행정… 경찰은 `자치제' 소방은 `국가직'
  • 양정선 기자
  • 승인 2019.04.15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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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시도별 재정 따라 발생하는 인력난 등 차이 줄이기 위해 환영"
경찰 “소방의 국가직 전환 이유 자치경찰 반대 이유와 같아"

■ 세월호 참사 5년 혼란스러운 안전행정 <1>

 

세월호 참사 발생 5년이 흘렀지만 국민을 위한 안전행정이 아직도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강원 대형 산불 발생 후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논란이 그렇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5일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에 관한 청원글은 게시 4일 만에 20만명의 동의를 얻었다. 정부는 소방 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지역 격차가 발생해선 안 된다는 의식이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반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지방분권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치경찰제 도입을 추진하면서도 소방의 국가직화를 말하는 것 자체가 엇박자 행정이라는 것이다.
경찰 등과 같이 국가안보와 국민안전을 담당하는 특정직 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소방은 소방본부장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이 각 시·도 지방직 공무원으로 소속돼 있다. 올해 전북도 소방 예산은 2,261억원으로 이중 142억8,200만원이 소방교부세, 44억원 가량은 국비다. 예산 대부분을 지자체에서 만들고, 그나마 인력 충원과 노후 장비 교체 등에 쓰이고 있다. 과거보다 늘어났다지만 인력 충원 역시 여전히 문제다. 지난달 말 기준 전북지역 소방공무원은 2,874명으로 법적 인력 기준 4,131명보다 552명 부족하다. 익명을 요구한 A소방관은 “소방교부세 편성으로 장비나 인력부족 부분은 많이 해결됐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출동할 수 있는 소방관이 제한되기 때문에 인력보강은 더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는 예산 문제와 직결되는데 지방직의 경우 예산이나 정책을 추진할 때 제약을 받는 경우가 많아 국가직 전환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A교수 역시 “현재 소방 관련 예산과 인사권이 시·도지사에 있어 소방 정책이나 예산이 독립적이지 못하고 차선으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면서 국가직 전환 의견에 힘을 실었다.
반면 자치경찰제 시행을 앞둔 경찰은 “현장 상황을 고려치 않은 것”이라며 정부 주도 정책에 한숨을 쉬고 있다. 소방의 국가직 전환 이유가 ‘자치경찰제’ 반대 이유와 맥을 같이 하고 있어서다. 지난 2월 발표된 전북의 재정자립도는 21.6%로 다른 9개 도단위 광역자지체 평균 36.9%보다 15% 이상 낮다. 소방교부세와 같은 경찰 교부세가 마련되지 않는 한 자치경찰 운영에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오는 2022년까지 자치경찰제가 시행되면 전북지역의 여성·청소년과 교통 등 실생활에 밀접한 업무는 자치경찰 소속이 된다. 
전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전북지역 여청기능 근무자는 294명, 교통기능 근무자는 480명이다. 여청기능 근무자는 1인당 6,226명을, 교통기능 근무자는 1인당 3,813명을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전주덕진경찰서 소속 B경위는 “사건의 경우 당장 처리되는 건도 있지만 오랜 시간과 전문성이 요구되는 경우가 상당수다”며 “국가직으로 소속된 지금도 음주측정기 같은 장비 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 지방직으로 전환되면 현장 애로사항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전주완산경찰서 소속 C경위는 "정부가 자치경찰 한계 보완을 위해 중대한 사건의 경우 국가경찰에게 협조를 구할 수 있게 한다지만 '중대하다'는 기준이 모호할 뿐더러, 사건의 중대성을 따지기 위해 지방과 국가경찰에 보고만하다 사건해결 골든타임을 놓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승 전주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현재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자치제는 국민치안을 위해서가 아닌 수사권 조정을 위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재검토가 필요하다”면서 “경찰은 범죄를 대응하는 게 아닌 예방하는 업무가 더 많고, 이 경우 예산이 더 필요한데 지방직으로 전환하면 치안 서비스 질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국민 서비스 향상을 위해 소방은 국가직으로 전환하는 와중에 지역민 맞춤 치안을 강조하며 경찰을 지방직으로 전환하는 건 명백한 행정의 모순”이라며 “자치경찰을 시행할 경우 소방교부세와 같은 경찰세나 범죄예방세 마련 등 현실적인 대책마련이 우선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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