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는 명백한 ‘사회적 재난’이다
미세먼지는 명백한 ‘사회적 재난’이다
  • 박상래 기자
  • 승인 2019.04.22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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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공사장 건설기계 저공해화, 시내버스 CNG 전환 등 시행”
박상래-경제부·지방부 부국장
박상래-경제부장

“초미세먼지 없는 나라에 살고 싶어요. 미세먼지 없는 나라로 이민을 결정했습니다.” 어느 젊은 부부의 하소연이다. 충격적이다.
최근 최악의 미세먼지가 하늘을 뒤덮었다. 중국 발 오염물질 유입과 한반도 상공의 대기정체가 맞물리면서, 고농도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봄날이 왔지만, 오히려 숨쉬기도 괴로운 상황이다.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한 ‘비상저감 조치’도 발령됐다.

실제로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수치가 높아지고 주의보·경보가 발령되는 날은 대부분 날씨가 지나칠 정도로 온도가 높고 따듯한 서풍이 불어오는 날이었다.
상황이 나빠지면서 매일 아침 일어나면 가장 먼저 미세먼지 농도부터 본다. 게다가 출근 땐 마스크착용이 필수품이 됐다. ‘삼한사미(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 ‘피미족(미세먼지를 피해 다니는 사람들)’이라는 말도 이제는 낯설지 않다. 미세먼지가 바꾼 우리의 일상이다.
이제 매일 아침 방송 일기예보의 관심은 날씨가 춥고 더운 것이 아니다. 미세먼지의 농도가 많고 적음이 관심사다.
날씨가 추워지면 미세먼지가 덜하고 따뜻해지면 중국에서 스모그가 유입되면서 악화되는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미세먼지보다 차라리 날씨가 바람이 불고 추워지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미세먼지(Particulate Matter,PM[7])는 질산염(NO3-), 암모늄 이온(NH4+), 황산염(SO42-) 등의 이온 성분과 탄소 화합물(carbon compounds), 금속(elements) 화합물 등으로 이뤄져 있다. 세계 보건 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BC(black carbon)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이렇듯 미세먼지는 명백한 ‘사회적 재난’이다.
주원인은 중국 해안에 밀집돼 있는 수많은 공장에서 발생되는 미세먼지들이 지구 자전으로 인해 발생하는 편서풍을 타고 1년 내내 우리나라로 유입되고 있다. 중국이 급격하게 산업화 되어감에 따라 대도시 중소도시 할 것 없이 공장과 소각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오염 물질 배출 규제가 매우 허술한 중국에서는 유독한 미세먼지들이 여과 등의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배출되고 있다. 현시점에서 중국은 세계 최대의 공업국이다. 그 수많은 공장에서 내뿜는 매연은 가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특히 공장의 대부분이 우리나라와 상당히 밀접한 동부 쪽에 밀집해 있어 상황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초유의 미세먼지 습격에 정치권도 분주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른바 ‘미세먼지 추경’ 검토를 지시했고, 국회는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에 포함시키는 ‘재난관리기본법’을 통과시키기로 했다. 정부도 중국과의 협력, 차량 운행제한 강화, 인공강우와 야외용 공기정화기 설치 등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대책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여전하다.
이런 날이 계속되면 집이나 직장에서도 안전하지 못하다. 밖에서는 말할 나위 없다. 집에서는 환기도 못시키고 학교를 다니는 학생은 교실에 미세먼지가 들어와서 안전하지도 못해 고통 받고 있다. 미세먼지 때문에 수명도 단축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미세먼지가 호흡기를 통해 폐로 들어오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고 크기가 매우 작은 초미세먼지 같은 경우에는 폐포를 통과해서 혈관으로 들어와 뇌, 심장, 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게다가 심지어는 장기적으로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한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는 ‘미세먼지특별대책 T/F팀을 구성하고 관련 조례를 제정하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미 일정부분 효과를 거둔 서울시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좋은 예다.
일찍이 미세먼지를 ‘사회적 재난’으로 규정한 서울시는 공공기관 주차장 폐쇄, 노후 경유차 운행제한, 공사장 건설기계 저공해화, 시내버스 CNG 전환 등을 시행하고 미세먼지 특별법 통과 등을 견인했다. 이미 해외에서도 차량 오염원 배출을 줄이고자 일본, 독일, 오스트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 ‘공해차량 운행 제한제도’를 시행 중이다.
영국 런던은 무려 2008년부터 유럽에서 가장 넓은 1500㎢에 공해차량 운행을 제한하며, 경유차에서 나아가 휘발유차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게다가 런던에는 ‘공기정화버스’가 도로를 달리며 나쁜 공기를 정화하고 있다. 상상만 해도 행복하다. 정부가 앞장서 ‘사회적 재난’으로 법을 제정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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