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사회상과 생활사 기록 `생생하네'
전라도 사회상과 생활사 기록 `생생하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5.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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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구의 완영일록 번역, 서점가에 첫선

전라관찰사를 역임한 풍석 서유구(1764~1845)가 쓴 '완영일록(完營日錄, 번역 김순석 외, 흐름출판사)' 이 번역됐다.
이 책은 2016년부터 2년간 전북도의 지원을 받아 완역한 것을 바탕으로 2018년 전주시의 지원을 받아 원문 표점 작업을 부가하여 번역의 전문성을 높이고 윤문과 용어 정리 등 가독성을 높이는 작업을 하여 출간했다.

현존하는 관찰사 기록물은 신변잡기나 개인 기록 등이 수록된 내용은 확인할 수 있으나, 사법, 행정, 군사 등 관찰사 제반 공문서 기록으로는 '완영일록'이 유일한 자료다.
실학자이자 관료로서 서유구의 면모, 전라도 사회상과 생활사 기록이 생생히 담긴 '완영일록'은 또다른 전북도 보물로, 번역이 된 만큼 전라감영 복원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을 터이다.
'완영일록'은 서유구가 전라관찰사로 재직하던 1833년(순조 33) 4월부터 1834년(순조 34) 12월까지, 전라감영, 즉 완영(完營)이 있는 전주에서 지방통치와 재정운영에 관여해 수행한 공무를 일기형식으로 서술한 기록이다.
'완영일록'은 13종, 1.070건 공문서를 날짜별로 기록한 행정일기로 원본은 성균관대 존경각에 보관됐다.
‘완영일록’은 전라도 53개 고을과 병영·각 진(鎭)과 제주도의 행정, 군사, 사법을 관장하였던 감사의 주요 업무를 파악할 수 있음은 물론 망궐례, 진상 시기와 물품, 과거시험, 수령의 고과 방법과 시기, 환곡 수송, 진휼, 효자 정려(旌閭), 조경묘·경기전의 봉심 시기와 절차 등 당시 전라 감영 행정 전반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내용과 이를 시행하라는 문서들을 담고 있다.
전라도 관찰사로 매일 공직을 수행한 내용과 주요 공문서 내용만을 요약하여 감영 일록(日錄)으로 남긴 사실은 적어도 500여 명이 부임한 전라도 관찰사 가운데 유일할 뿐만 아니라 8도 관찰사를 통틀어도 ‘완영일록’과 수원 유수의 업무 기록인 ‘화영일록’ 뿐으로 모두 서유구의 기록이다. 
‘완영일록’을 통하여 전라도 관찰사를 중심으로 한 공문서 행이 과정과 당시 전라도 관찰사의 주요 업무 내용을 가늠할 수 있다. 나아가 지방 통치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관찰사와 예하 수령과의 관계는 어떠했는지 당대 사회의 가장 시급한 사안(事案)은 무엇이었는지 등 당시 사회상을 엿볼 수 있는 풍부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 또한 전라 감영 문화콘텐츠를 풍부하게 발굴할 수 있다
먼저, 국왕으로부터 전라도관찰사로 제수받아 익산 여산 황화정(皇華亭)에서 신·구임 교대의식을 치르고 전주 조경묘에 숙배(肅拜)하고 전라감영 선화당(宣化堂)에 이르는 7일에 걸친 전라도관찰사 부임과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기록됐다. 또, 1833년 6월 15일 기록에 보면, 전라도내 수령 등 70명의 상반기 인사 고과(考課) 내용을 ‘춘하등(春夏等) 포폄방목(褒貶榜目)’으로 상·중·하로 기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밖에 관찰사가 매월 1·15일에 풍패지관인 전주객사에서 망궐(례望闕禮)를 행하였고, 8월 15일에는 조경묘(肇慶廟)와 경기전에 배향한 내용, 농사 상황, 세곡 운송, 제언(堤堰) 수축, 기우제 등 권농(勸農) 내용도 상세히 기록됐다.
서유구는 서울 경화사족 출신이지만 46세인 1799년에 순창군수를 역임하며 농업정책을 마련했고, 이후 전라도 농촌과 농민 현실에 관심을 갖었고, 70세에 전라감사에 부임했다.
서유구는 1833년 4월, 경희궁 흥정당(興政堂)에 들어 순조임금에 전라관찰사 제수 교유서(敎諭書)를 받고 6일만에 익산 여산 황화정(皇華亭)에 이른다. 전임 관찰사 이규현과 임무교대식인 교귀식(交龜式)을 갖고 도계(到界) 장계(狀啓)를 올린 후, 7일째 전주 임소에 도착해 조경묘와 경기전에 숙배하고 집무실인 선화당으로 들어가 도임(到任) 장계를 올린다.
“8도 관찰사 약 4,000여 명 중에서 유일하게 전라도 관찰사 서유구가 1833년에 전라감영에 부임하여 제주도를 포함한 56개 고을을 통치하면서 국왕에게 아뢰고 수령들한테 지시한 15종의 행정문서가 전 8권으로 온전히 기록된 중요한 문서가 완역된 것이다. 비록 흠결이 많을지라도 천 년 전라도의 내공이 실린 완산주 감영의 일상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엿 볼 수 있게 디딤돌을 놓았다는데 자위를 한다. 뒤늦게 뛰어든 고전 번역의 길에 재능의 비천함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지만, 최고가 아닌 어둔 밤 누군가는 깨어 있기도 하고 어떤 이는 홀로 떠나는 사람이 있어야 내일 아침이 안락하고 풍성하다는 이치를 믿기에 염치를 무릅쓰고 또 도전할 것을 다짐한다”
김순석씨를 비롯, 박정화, 배경옥, 이덕현, 이선아씨 등이 공동 번역위원으로 참여했다. 31일 오후 2시 전주향교 문화관에서 출간 세미나를 할 예정이다.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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