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란이 피기까지' 푸른 오월의 쓸쓸한 기다림의 슬픔
`모란이 피기까지' 푸른 오월의 쓸쓸한 기다림의 슬픔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5.12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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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오동학농민혁명 첫 번째 국가기념일을 보며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마음 아픈 현실”
김 익 두-전북대 국문과 교수
김 익 두-전북대 국문과 교수

오월은 한 해 중 생명의 약동인 양기운이 가장 생기발랄하게 터져 나오는 부활의 절정이다. 꽃피는 봄날들의 마지막 달이자, 또한 개화의 환희와 낙화의 아픔을 지나 새로 맺은 열매들을 여물리기 위해 짙푸른 생명의 숲을 이루기 시작하는 변화의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오월엔 좋은 행사일도 많고 함께 더불어 즐기는 축제도 많다. 전주에선 우리나라 2대 영화제로 자리를 잡은 ‘전주영화제’가 한창이었다.
이런 푸르른 오월 상순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물었다. “5월 11일이 무슨 날인가요?” 학생들은 아무도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힌트를 주었다. “5월 18일은 무슨 날인가요?” 겨우 한 두 학생이, “광주민주화운동 국가기념일입이다”고 한다. 2000년대에 태어난 신입생들이 대부분인 대학 저학년 교양강좌 시간이니, 이런 질문은 이들에겐 더욱 먼 얘기일 것이긴 하다.

다시 한 번 물었다. “5월 18일이 광주민주화운동 국가기념일이면, 5월 11일은 무슨 날?” 기다려도 아무런 대답이 없다. 힌트를 주었다. “우리나라 혁명 중에서 세계 5대 혁명에 든다는 혁명은 무슨 혁명인가요?” “…‥” 역시 아무런 대답이 없다. 더 이상 기다릴 필요는 없었다. 내가 말했다.
“오는 5월 11일은 세계 5대 혁명 중의 하나인 갑오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후 첫 번째로 맞이하는 기념일입니다” 그래도 학생들은 그저 의아한 듯한 표정. 지난 주 토요일은 세계 5대 혁명으로 평가되는 우리나라 갑오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이 정해진 후 첫 번째로 맞는 기념일 날이었다. 기념일 제정 문제로 무려 14년이나 걸려 이루어진 첫 번째 기념일이었는데, 이런 날을 맞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현실 정황은 이렇게 슬프고 쓸쓸한 것이 이 나라의 역사적 현실이다.
들으니, 정읍과 서울에서 국가 기념일 행사가 있었고, 국무총리만 참석하여 갑오동학농민혁명은 바로 ‘촛불혁명’의 원동력이었다고 말씀했다 한다.
필자와 같은 문학 전공 대학 선생이 무어라 역사적 판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지만,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는 온 나라가 다 관심을 집중하여 광주 5.18 묘지에 대통령까지 참석하여 기념 식사(式辭)를 하고 참배를 하는 모습을 많이 보았는데, 세계 5대 혁명으로 평가되는 갑오동학농민혁명의 첫 번째 국가 기념일, 그것도 14년여의 진통 끝에 처음으로 맞이한 국가 기념일엔 국무총리의 기념사만이 있었다는 소식이다.
이 혁명에 의해 갑오경장이 이루어져, ‘양반과 상놈’의 그 오랜 역사적 질곡을 끊어내고 우리나라를 ‘진정한 민주국가’로 발전시킨 갑오동학농민혁명의 첫 번째 국가 기념일을 맞이하는 우리 역사의식의 한계와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는 좀 쓸쓸한 하루가, 필자에겐 지난 토요일이었다.
또한, 이런 우리나라의 가장 위대한 민주혁명의 정신이 아직까지도 우리의 민주헌법 전문(前文)에 언급되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사정은, 2019년 ‘푸르른 오월’에 우리 조상들과 우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할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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