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택지, 좋은 집터를 살피는 일에 관한 기록하다
상택지, 좋은 집터를 살피는 일에 관한 기록하다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5.1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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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규 `상택지'

'임원경제지'는 조선 후기 실학자 풍석 서유구 선생이 우리의 전통문화와 생활지식을 16분야로 나누어 집대성한 백과사전이다. 서유구는 관념에 치우친 유학자들의 학문적 태도에서 벗어나 사람살이의 기본인 ‘건실하게 먹고 입고 사는 문제’를 풀고자 민중의 생활상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조선 · 중국 · 일본의 서적들을 풍부하게 참조하여 이 거작을 저술했다.
'임원경제지'는 모두 16개의 분야로 이루어져 있는 바, 좋은 집터를 살피는 일에 관한 기록인 '상택지(相宅志0], 경제와 상업 활동에 관한 '예규지'가 그것이다. 

‘상택지(서유규 지음, 임원경제연구소 옮김, 풍석문화재단 발간)’는 ‘집터 살피기’, ‘집 가꾸기’, ‘전국의 명당’ 3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일반적인 풍수지리서는 오행과 육기, 앞과 뒤의 방향과 순리와 역리에 근거하여 온갖 금기를 적는 경우가 많다. 《상택지》는 이와 같은 일반적인 풍수지리서에서 제시하는 틀을 깨고 합리적이면서도 상식적인 내용에 더해 본인의 경험이나 지식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풍수지리서를 지향하고 있다. 
《상택지》서문에 보면 서유구는 “향배(向背)와 순역(順逆)의 자리를 따지고 오행육기의 운수를 살피는 술수가들이 하는 일은 군자는 취하지 않는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선비로서 “춥고 따뜻한 방향을 따져보고, 물을 마시기 편안한 곳”을 잘 살펴 임원에 거처를 마련하여 살 때 지리와 형세가 유리한 땅을 골라 자신을 보호하여 “선비의 올바른 공부에 도움”을 주기 위한 서유구의 집필 의도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 책은 지리와 관한 입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지도 및 사진과 삽화를 대거 추가했다. 총 275점의 고지도와 현대지도에 살기 좋은 명당들의 위치를 표시한 것이다. 특히 조선의 지리를 입체적으로 잘 드러낸 《대동여지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으며 모두 232점(전체 지도 중 84%)이나 된다. 이 외에도 《해동지도》17점, 《1872년 지방지도》6점, 《동여도》4점, 《팔도군현지도》3점,《청구도》2점,《조선지도》2점 《여지도》1점, 《광여도》1점, 《팔도지도》1점, 《삼한일람도》1점,《비변사인방안지도》1점, 《경기읍지》1점,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지도 3점 등을 실었다. 또한 사진 115점과 삽화 37점까지 추가되어 도록(圖錄)을 방불케 한다. 
최초의 번역서로서 원전에 소개된 모든 지명을 고증하고 이를 지도에 반영하려고 했던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며, 그 노력에 감탄이 절로 난다. 
‘집터 살피기’는 풍수지리학을 바탕으로 살기 좋은 곳과 피해야 할 곳을 알려주고, 지리적 요소, 물과 흙, 생업 조건, 인심 등도 함께 고려하라고 충고한다. ‘집 가꾸기’에서는 황무지를 개간하는 요령부터 나무를 심어 아름다운 환경을 조성하고 방위를 정해서 집과 대문, 창고, 변소, 마구간을 짓는 과정, 연못과 우물의 배치 등도 자세히 알려준다. 이어서 ‘전국의 명당’에서는 총 233곳의 명당을 소개했다. 조선 시대에 소개된 명당 중 최대의 양을 자랑한다. 경기 82곳, 충청 56곳, 강원 42곳, 경상 25곳, 전라 17곳, 황해 5곳, 평안 3곳, 함경 3곳 등이다. 소개된 명당이 경기도와 충청도에 집중된 이유는 그곳에 실제로 명당이 많아서라기보단 사대부가 발탁이 되었을 때 곧장 관직에 나아갈 수 있는 여건이 가장 좋았기 때문이다.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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