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가 1만 8,250%… 못갚은 청소년 감금 협박까지
이자가 1만 8,250%… 못갚은 청소년 감금 협박까지
  • 양정선 기자
  • 승인 2019.05.16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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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경찰, SNS 불법 대출 조폭일당 기소
급전 필요한 청소년 꾀어 고금리 대출
대리입금 등 신종 피해도 급증, 단속키로

SNS에 올린 불법 대출 유혹에 속아 고금리의 늪에 빠지는 피해가 늘고 있다. SNS 불법 대출 사기 피해를 당하는 사례는 성인은 물론 경제 관념이 부족한 청소년도 많아 대책이 요구된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대부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조직폭력배 A(20)씨 등을 포함한 4명의 불법 대부업자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또 경찰은 동종의 불법 업체를 운영한 2명도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SNS에 ‘돈 빌리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닙니다. 돈 필요하신 분 연락주세요.’라는 등의 문구를 담은 불법 대출 홍보에 나섰다.
청소년 3명과 성인 20여 명은 이런 불법 대출 사기에 속아 법정이자율 24%를 초과한 대출을 받았다. 이들 중에는 이자율이 무려 1만8,250%에 이르는 돈을 빌린 청소년도 있었다. 대출에 대한 개념 자체가 부족한 청소년들이 사기를 치려고 달려드는 범죄 집단의 꼬임에 손쉽게 넘어가면서 벌어진 촌극이다.
범죄 집단은 원리금을 모두 변제받았음에도 “연체 이자가 생겼다”면서 수차례 협박‧감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선후배 사이인 A씨 등 4명은 “SNS 대부업을 통해 돈을 벌 수 있다”는 정보에 지난해 5월부터 1인 기업 형식의 불법 대부업을 시작했다.
초보 대출 사기꾼들에게 고등학생 B(18)군은 ‘큰손’이 됐다. B군은 휴대폰 게임머니 등에 쓰기 위해 C(26)씨 등 2명이 운영하는 불법 업체에서 이미 150만원 가량을 빌려 채무를 안고 있던 상태였다. 처음 빌린 돈은 원금에 100만원의 이자가 붙었고, 3개월에 걸쳐 85만원씩 갚고 빌리기를 7~8회 반복했다.
돈을 빌려 다시 갚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 그는 ‘이제 돈을 빌려주지 않겠다’는 대부업자 말에 당황했다. 지킬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자를 더 주겠다”고 했다. ‘다른 곳에서 돈을 빌려 급한 것부터 갚아야겠다’고 생각했다. SNS에 불법 사기 대출을 홍보한 이들의 꼬임에 손쉬운 먹잇감이 된 이유다. 끝없는 돌려막기가 시작됐다. SNS 대출을 통해 150만원을 빌렸다가 사흘 뒤에 50만원을 더 빌렸다. 돈은 처음 빌린 날로부터 나흘째 되는 날 갚기로 했지만 이자는 원금의 2배인 400만원으로 불어났다.
A씨 등은 돈을 갚지 못하자 등굣길 B군을 승합차에 반강제로 태웠다. 6시간 가량 감금하고 협박하며 부모에게도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B군의 부모는 협박을 이기지 못하고 3차례 대출을 받아야했다. 돌려막기 식으로 아들의 채무를 모두 갚았다. 불법 대출에 당한 아들과 똑같이 부모도 피해를 입은 셈이다.
경찰 조사에서 피해 학생의 부모는 “집까지 찾아와 괴롭혔다. ‘조폭이 엮여 있으니 허튼 수작 할 생각하지 말라’며 협박도 계속했다”며 치를 떨었다.
B군은 불안증세를 보이는 등 정신적 피해가 심해 학교까지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등에게 돈을 빌린 또 다른 학생은 전주의 한 인형뽑기방에서 현금을 훔치다 입건되기까지 했다. 이들의 협박에 ‘무슨 방법으로든 돈을 마련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다.
경찰은 추가 피해자와 금액을 확인하는 한편, 청소년을 상대로 한 SNS 대리입금을 칭하는 이른바 ‘댈입’과 불법 대부업에 대한 집중 단속에 나설 예정이다.
또 피해 예방을 위해 법률·금융 등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학생에게 불법 대출의 심각성과 폐해, 대응신고 요령 등을 집중 교육하기로 했다.
대부업 미등록 운영 행위와 연이율 24% 초과 업체도 집중 단속한다. 돈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폭행과 협박, 체포, 감금 등 행위를 하거나 채무자 정보를 누설한 경우도 포함한다.
인터넷과 SNS에서 이뤄지는 불법 대부 행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해당 게시물 삭제를 요청하고, 광고에 사용된 전화번호 등을 관련 부처에 신속히 정지 요청을 할 방침이다.
박정근 광역수사2팀장은 “피해자와 금액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계좌 추적과 추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모니터링 강화 등을 통해 SNS에서 이뤄지는 불법 대부 광고와 대출 행위를 강력히 단속해 청소년을 상대로 한 피해를 줄이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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