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틀리지 않다,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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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5.28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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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을 표출하고 세대차를 강조하기 보다는
통합과 통섭적 사고로 이해할 수 있어야”
조 준 모-방송인, 언론학박사
조 준 모-방송인, 언론학박사

아주 가끔 ‘나의 스물’을 다시 한 번 살아봤으면 하는 때가 있다. 물론 스물을 살았던 기억, 스물을 살아냈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돌아갈 수 있다는 전제하에 말이다. 그럴 수 없다면 “나, 돌아갈래” 해봐야 아무 소용없다. 인간 조준모는 한 치도 틀림없이 똑같은 청춘을 겪을 것이다.
미숙했던 청춘에 대한 아쉬움 때문일까, 갈수록 잔소리가 많아진다. 자식 키우면서 가장 힘들게 느껴지는 것 중에 하나가 세대 차이에서 오는 갈등이다. 내 자식 뿐 아니라, 어린 직원들, 제자들과도 그러하다. 스물, 서른 그리고 마흔을 넘어 쉰 줄에 접어들었다. 그 길을 통해 얻은 것들을 매뉴얼 삼아 열심히 살아라, 최선을 다해라, 그거 밖에 못하니....어린 친구들을 다그쳐 보지만, 전혀 먹히지 않는다. 돌아오는 것은 꼰대라는 화살표뿐이다.

마인드 자체가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열심히, 성실하게, 치열하게 살고 싶지 않다고 한다. 슬슬, 여유 있게, 무리하지 않고, 하고 싶은 만큼, 제 페이스대로 살고 싶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저 ‘뭔, 배부른 소린가’ 싶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비교적 양호해지려고 부단히 애쓰는 중이다. 왜냐하면 그 친구들 역시 이 꼰대가 답답하고 불편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켜보고 기다려줘야 한다고 생각은 한다. 아무리 잘난 척을 해봐야, 필자도 완벽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부모님 눈에, 선생님 눈에 탐탁했을 리가 없다. 그런데도 자꾸만 옛날에는, 소싯적에는 해가며 가당치도 않은 훈수를 두고, 충돌하거나 트러블을 만들고 나서야 자충수였음을 실감하고 자책하게 되는 것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 하나가 칼출근하는 어린 신입에게 10분씩만 일찍 출근하라고 했다가 “10분 일찍 출근하면 10분 일찍 퇴근해도 되나요?” 이런 시츄에이션을 여러 번 연출하며, 자신도 매일매일 업데이트 중이라고, 이제야 신입들과 조금은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우리가 변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그룹 F(x) 출신 배우 설리가 선배에게 ○○씨 했다가 구설수에 올랐다. 한쪽에서는 ‘씨’는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사용하는 표현이라고 지적하며 불편해 하고, 설리는 우리는 동료이자 친구라고 반박하며 또 불편해 한다.
어찌 보면 너무나 당연한 현상이다. 모든 세대가 동일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 기대하는 것 자체가 웃기는 일인지도 모른다. 세상이 변하면 사람이 변하고 가치관도 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처럼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사회에서는 세대 간의 의식 차가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잘 알면서도 매번 곤혹스럽다. 전혀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우리 세대는 우리의 논리를 나이로 권위로 강요하고 싶어 하고, 젊은 세대는 이러한 기성의 논리를 고리타분한 것으로 폄하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서로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홍세화가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에서 역설한 똘레랑스의 개념을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X세대’를 잇는 ‘밀레니얼 세대’와 상생하는 방법,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젊은 세대의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지적질만 해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들은 우리와 다르다, 일본전 축구만 봐도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다. 일본에 대한 이유 없는 열등감, 괜한 피해의식이 없다. 세계적 흐름에 무작정 편향되거나 무조건적 배척없이 우리 기성세대에게 없는 균형감을 그들은 갖고 있다. 이제야 세계무대에서 가장 한국적인 역량과 가치를 가지고 진정한 게임을 해 볼 수 있는 세대가 등장했는지도 모르겠다.
젊은 세대의 사고와 행동을 탓하기에 앞서 다르다는 점, 새로운 세대라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분법적 구조로 갈등을 표출하고 세대차를 강조하기 보다는 통합과 통섭적 사고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다. 우리 기성세대들과 다른 형태의 패기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 세대들이다. 우리 기성세대와의 조화로운 관계 속에서 젊은 세대들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 특성들을 꽃피우고, 부정적 특성들은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우리 기성세대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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