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적자 월드컵경기장, 개선 방안 찾아야
만성적자 월드컵경기장, 개선 방안 찾아야
  • 권동혁, 공현철 기자
  • 승인 2019.06.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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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투자 받아 활성화 방안 등 적극적 검토 필요
볼거리와 즐길거리 제공 쇼핑몰 등을 연계한 관광코스화
어린이와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 높은 워터파크, 키즈 카페 추진

대전시는 최근 월드컵경기장 시설에 대한 명칭 사용 권한을 민간에 팔기로 했다. 대전월드컵경기장 대신 특정 기업이나 브랜드명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기업이 경기장 명칭사용권을 사들여 브랜드를 홍보하고, 대전시티즌구단이 시로부터 경기장 무상 사용권을 얻어 명칭사용권 판매수입 등을 얻는다. 독일 프로축구팀 바이에른 뮌헨의 홈구장인 알리안츠아레나가 이런 방식을 사용하는 대표적 사례다. <본지 2019년 6월 11일 보도>
전국의 자치단체들이 대전처럼 체육시설 운영의 적자를 줄이거나 흑자 전환을 위해 민간투자 설명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2002년 월드컵 개최 후 지속적인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전주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르기 위해 전주를 비롯한 전국의 10개 도시에 축구경기장이 지어졌다. 각 지역마다 “당연히 우리 지역에서도 경기가 치러져야 하고, 경기장도 만들어야 한다”면서 시설 유치에 열을 올렸다. 그 결과 월드컵경기장 운영 흑자를 내는 지자체는 서울과 몇몇 도시를 꼽을 정도다.
서울의 예를 보면 부지를 확정할 때부터 월드컵 이후를 대비했다. 서북지역의 상권을 치밀하게 분석해 경기장에 입점시킬 업종까지 선정하고, 경기장 설계에 이를 반영했다. 처음부터 철저한 분석으로 흑자를 내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얘기다. 반면 대부분의 지자체들은 월드컵 이후 경기장 활용과 수지균형 맞추기에 애를 먹고 있다. 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용이해 각종 행사가 활발하게 열리는 대도시에 비해 규모가 적고 경기장 위치가 외곽에 있는 전주는 적자 구조 탈피에 어려움이 더욱 크다.
전주는 2002년 이후 한 해를 제외한 16년 동안 매년 7억원에 달하는 운영 적자를 보고 있다. 누적 적자는 100억원을 넘겼다. 하지만 시는 경기장 인근에 만든 골프장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적자폭이 크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우며, 적극적인 흑자 운영 방안 마련에 느슨한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운영을 맡고 있는 전주시설공단 관계자는 “경기장 주변에 만든 9홀 짜리 골프장에서 많은 수익이 나고 있고, 사우나와 서바이벌 체험장 등에서도 임대 수익도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기장 내 임대 공간이 일부 비어있지만 드론축구장 등 공익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어 더 이상 활용 방안이 없다”고도 했다.
하지만 월드컵경기장은 건설 당시부터 사후 운영 방안이 강조돼 왔다. 처음부터 공익 목적보다는 경영적 측면을 더 고려했다는 얘기다.
전주시와 시설공단이 경기장 시설 경영에 공익 목적을 강조하고 있는 사이 타 지자체에서는 흑자 경영을 위한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울산시는 적자 해소와 관중 동원을 위해 문수축구경기장을 거대한 야외 키즈카페 같이 꾸몄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에어바운서와 트램펄린, 어린이용 레이싱카 등 놀거리를 찾아 아이의 손을 잡은 부모들이 몰려든다. 경기 시작 2시간 전에는 울산현대 유소년 축구교실 리틀프렌즈 소속 아이들의 사전 경기도 마련했다. 본인들의 경기를 마친 아이들은 입장하는 프로 선수들과 손을 마주치며 퇴장하는데 추억을 만들어주려는 가족 단위 팬 유치에 큰 역할을 한다.
제주도는 월드컵경기장에 종합놀이시설, 영상체험관, 영화개봉관, 사설 박물관 등을 만들어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인천시는 아시아드 주경기장 일대를 관광단지화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경기장 일대를 스포츠와 레저 활동이 가능한 신개념의 여가 문화 공간을 조성한다는 할 계획인데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와 까다로운 관련 절차 협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두가 만성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체육시설을 흑자로 바꿔보자는 취지다.
멀리 내다보면 외국의 사례도 생각해볼 필요성이 있다. 박지성이 전성기를 보낸 잉글랜드 맨체스터유나이티드 경기장 올드 트래포드에서는 연평균 30경기가 열리는데, 이를 제외한 335일은 모두 임대가 가능하다. 맨유 박물관과 구단용품점, 레스토랑 등의 다양한 시설도 겸비돼 있어 경기가 열리지 않는 날에도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축구팬을 위한 여행 상품까지 개발하는 등 축구장이 구단과 연고지의 발전을 돕는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김승섭 전주시의원은 “전주시는 월드컵 경기장 주변에 야구장과 육상경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치밀한 계획없이 무조건 짓고 보자는 방식은 빚더미를 자초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간투자를 받아 경기장 주변에 사람을 끌어 들일 수 있는 워터파크 등을 만들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의 적극적인 자세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권동혁·공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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