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육의 인재
지역교육의 인재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6.24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역교육과 관계가 없는 교육발전과
입시성적만을 앞세우는 인재”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장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장

전라북도교육청이 상산고의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에서 커트라인 점수인 80넘을 넘기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일부 교원단체와 정치권에서는 전국이 모두 교육부가 제시한 커트라인 70점을 따른 가운데 전북만 유일하게 80점으로 상한선을 높인 순간부터 상산고 죽이기라는 주장을 한다. 언론은 학부모들이 도교육청 앞에서 "교육감은 우리 학교를 살려 내라", “전북 교육을 위해” 등의 구호를 외치고 근조 화환을 향해 절을 하는 등의 집단 항의를 했다고 전한다. 수학의 정석 저자로도 유명한 이 학교 홍성대 이사장도 언론에 “인재를 양성하는 게 저만의 책임입니까?”라고 인터뷰 하면서 매년 30억 가량의 사제까지 지원해 가면서 인재 양성한다는데 왜 이러느냐며 억울해 하고 있다. 이 분들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도 지역에서 삶을 사는 시민의 입장에서 ‘전북교육발전’과 ‘인재’를 양성한다고 주장하는 말은 내 관점과는 차이가 너무 크다.
상산고를 지역교육 발전과 연관 시키는데 지역사회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 지역에 어떠한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지역에서 입시성적 높은 학생들을 명문대 보내고 서울에 살면서 그들의 일을 하게 하면 지역(교육)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선거철에 만나는 분들이 있다. 고교 졸업 후 평생을 서울에서 살다가 정치하겠다고 고향에 내려오는 분들을 가끔 마주한다. 그래도 이 분들은 출마 하면서 지역 발전시키겠다고 활동이라도 한다. 그 이외에 지역인재 운운하면서 고향 떠난 분들이 지역발전 위해서 무엇을 했다는 이야기를 찾기가 어렵다.

전국의 지역사회가 그들이 말하는 지역인재 길러서 서울로 보냈다. 전북만이 아니다. 대부분이 그렇다. 지역사회는 계속해서 쪼그라들었고 서울은 계속 비대해 지고 있다. 입시성적 높은 청소년들만 올려 보낸 게 아니다. 지역사회에 청년들이 지속가능하게 살만한 사회에 대한 근본적 고민은 외면한 채 매번 인재 타령하면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을 밖으로 지역 밖으로 내 보내지 못해서 안달난 사람들 같다. 19살 이후에 자신의 고향은 무조건 등지고 떠나야 한다는 암묵적인 인식이 지배적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상당수 지역이 그렇다.
입시성적 높은 학생들이 인재라는 말을 그대로 수용하더라도 상산고가 지역인재라는 말도 틀린 말이다. 2017년 상산고 신입생 383명 중에 서울, 경기의 수도권이 57.2%였고 기타 지역이 42.8%를 차지했다. 전북은 전체의 20%(80명)였다. 서울 경기 학부모들의 자사고 중 갈 수 있는 학교 하나가 사라진 셈이다. 내 보기에 수도권 자사고라는 표현이 맞다. 지역에 상산고와 같은 학교가 많아지면 지역 교육이 발전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무슨 의미인지 도통 모르겠다. 상산고에 20% 정도가 전북지역 청소년들이다. 그마저도 대부분 서울권 등 타지에 진학하고 지역에 남는 학생들 거의 없을 것이다. 이전에 군산에 전북외고 유치하면 군산에 교육발전을 이룬다고 주장하면서 서명운동까지 하는 시민들이 많았다. 많은 호응이 있었고 외고를 유치했다. 군산교육이 엄청나게 발전 되었다고 보는가? 거짓말은 그때로 족하다.
‘인재’의 뜻도 고민이다. 서울권 대학에 입학한다는 것만으로 인재다. 유명대학에 입학하면 인재가 되고 거기에 더해 평생토록 부여되는 특권의식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환멸’을 준다. 성적 좋은 대학 졸업했다는 엘리트주의, 그들이 말하는 ‘입시성적=인재’들의 특권의식과 성적으로 줄 세워버린 서열화에 따라 붙는 수많은 학연에 따라 이어지는 평생의 특권적 대우들이다. 자기 역량이 아닌 10대의 때에 길러진 입시성적 하나로 평생을 우려먹는 특권의식 그 자체가 우리 사회를 좀 먹는다.
상산고 하나 일반고로 바꾸거나 자사고를 더 늘린다고 지역 교육이 잘 된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꾸준히 지원하고 함께 해 할 대상들은 상산고 입시생들을 포함한 내 주변에 있는 대부분의 청소년들이다. 어떤 지원의 방법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교육의 본질을 이야기 할 수밖에 없다. "다양성에 입각한 시민성, 인간다운 삶, 민주주의, 인격도야, 인류공영의 발전 등 교육의 근간이 되는 가치"에 집중하며 사람다운 삶에 대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교육의 내용들에 집중해야 옳다.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