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몸짓으로 펼쳐 낸 `정월'의 일대기
화려한 몸짓으로 펼쳐 낸 `정월'의 일대기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07.09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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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극 `정읍 사는 착한 여인' 정읍사예술회관 대극장

소리극 <정읍 사는 착한 여인>(주호종 연출ㆍ사성구 작)이 13일·14일 오후 4시 정읍사예술회관 대극장에서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정읍 사는 착한 여인>은 어둡고 암울한 역사 속에서도 독립과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던 우리 민족의 시대정신을 웃음과 해학이 어우러진 기발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담아내고 이를 구성진 소리와 화려한 몸짓으로 펼쳐냄으로써 대한민국 창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정읍시립국악단의 브랜드 공연 <정읍 사는 착한 여인>은 고대가요 ‘정읍사(井邑詞)’를 모티프로 하여 분노와 울분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의 뼈아픈 근대사를 기발한 상상력과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풀어낸 대서사시다. 
인간이라면 응당 있어야할 울음과 분노의 샘이 어릴 적 우연한 사고로 막혀버려 눈물을 흘리지도 분노를 표출하지도 못하는 여인 정월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묵직한 메시지와 쉴 새 없이 터지는 해학적 웃음으로 풀어내는 작품이다. 
‘정읍의 달’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 정월(井月)은 4살이던 동학전투 때 일본군이 쏜 총탄 파편이 머리에 박힌 이후로, 아무리 슬프고 괴로운 일이 생겨도 울음이 터지거나 화를 내지 못하는 기이한 착한 여인으로 성장한다. 
우리 민족의 울분과 분노가 극으로 치달았던 일제 격동기에 울지도 분노하지도 못하는 바보같이 착한 여인 정월의 그야말로 속 터지는 일생은, 그래서 오히려 역설적으로 그 시대의 비극을 더 처절하게 부각시키기도 하고, 아이러니하게도 배꼽 빠지는 풍자와 웃음을 유발하기도 한다. 
주인공 정월은 다름 아닌 속울음을 삼키고 분노를 삭이며 그 어떤 고난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웅녀(熊女)처럼 꿋꿋이 어둠의 세월을 살아 견뎌온 우리 민족에 대한 은유이며 상징이다. 그 지점에서 정월이 달님을 보며 부르는 ‘정읍사’는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해방의 노래’이자 ‘희망가’로 치환된다고 사성구 작가는 이 작품의 주된 메시지를 밝히고 있다. 
이 공연을 위해 창극 <내 이름은 사방지>로 대한민국 공연계에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던 어벤져스들이 다시 뭉쳤다. 창극의 마이더스 황금 손으로 자리매김한 주호종 단장이 연출을,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전통과 현대를 절묘하게 아우르는 사성구 중앙대 교수가 대본을, 판소리의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는 한승석 중앙대 교수가 작창을, 섬세한 춤사위의 박성호 국립국악원 총무가 안무를 맡아 의기투합했다. /이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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