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이유
청소년 사망 원인 1위가 자살인 이유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07.22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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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고하지 말고, 조언하지 말라
청소년의 아픔이 전혀 보이지 않는 우리들이 문제다”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장
정 건 희-청소년자치연구소장

국회의원, 낙선, 배신, 자살시도, 감옥에 갇혔고, 깊은 우울증에 빠져 살기 위해 신앙도 붙잡았고, 명상도 했으며, 자신과 타자를 위해 상담 공부도 했고 지난해 재혼도 했다. 그럼에도 이 땅 떠날 수밖에 없는 그 아픔이 아프다.
며칠 전 정두언 전의원이 자살했다. 이전에도 자살 시도가 있었고 그 즈음에 언론 인터뷰 기사에 왜 자살을 시도 했느냐는 질문에 “고통에서 피하려면 죽는 수밖에 없으니 자살을 택한 거야. 14층 건물에 불이 나서 불길에 갇힌 사람이 뛰어 내리는 거나 비슷하다” 역설이다. 살려고 뛰어내리는 게 자살이라니. 페이스북 보다 보니 오늘은 노회찬 전 의원이 서거 후 1주기 추모제 및 묘비 제막식 등 관련 행사가 열렸다. 정치인들의 갑작스런 자살에 충격 받는 때가 있다. 몸과 마음이 아프고 힘겨울 때 내면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사람과 안식할 수 있는 어떤 공간에 대해 생각이 더욱 많아지는 때다.

우리는 자살공화국에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3년 이후 13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 1위를 놓친 적이 없는 나라다. 하루 평균 36명, 40분마다 1명이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한다.
청소년들의 통계를 보면 더 아프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10년째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다. 청소년 4명 중 1명은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로 슬프거나 절망감 등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전체 자살 원인으로는 정신질환이 많지만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소득 불평등 등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요인도 큰 영향을 끼친다. 특히 청소년들의 주관적 행복감을 떨어뜨리는 가장 큰 요인은 학교생활 만족과 외로움이다. 청소년이 가장 긴 시간 소속된 공간과 사회적, 개인적 관계의 문제로 연결된다.
자살하기 전 주변에 위험 경고 신호를 보내는 것을 ‘자살징후’라고 한다. 청소년의 자살 생각을 드러나는 행동이나 의사표현의 형태다. 징후를 알아차리고 그들에게 도움을 준다면 자살을 선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직접적으로 “나 정말 죽고 싶어”, “더 이상 사는 것이 의미가 없어” 등의 징후를 접하고도 섣부를 판단이나 조언 또는 비판하는 이들이 있다. “그런 문제로 바보같이 왜 죽느냐?”, “생명이 얼마나 소중한데 자살은 아니다”, “자살하면 지옥 간다” 등의 판단이나 조언들.
건물에 불이 나서 너무 뜨거워 아파하는 이에게 기름 부어대는 꼴이다. 마음이 아프고 우울한데 그 아픔(불)에 대해서 이해받지 못한다는 것은 당사자에게 절망이다. 충고하지 말고, 조언하지 말아야 한다. 최대한 상대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다. 듣고 또 듣고 위로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가장 큰 문제가 뭔지 아나? 부모 등 기성세대들이 청소년의 아픔(징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거다. 10대의 때는 그저 입시만을 집중해야 하는 틀에서 나오려고 하지 않는다. 우리 모두의 문제다.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사랑해서 그런다고 주장하지만 거짓이다.
사랑하게 되면 사랑하는 대상이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이 힘겨운지 당사자에게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원하는 무엇을 해 주기 위해 그녀(또는 그에게)에게 집중한다. 사랑이라는 것은 타자가 원하는 것을 해 주는 것을 뜻한다.
내 자녀를 사랑하는가? 내 제자를 사랑하는가? 내 옆의 청소년을 사랑하는가? 그렇다면 그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살필 일이다. 어쭙잖은 조언이나 충고는 그만해도 된다. 그들에게는 온통 충고와 조언과 제안과 비판만이 넘치는 세상이다. 아직도 이런 어른들 있나? “내가 너처럼 학교도 학원도 보내 주었으면 서울대 열 번은 갔겠다. 제발 공부 좀 해라” 그거 아나? 당신의 그때에는 최소한 자살하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많지 않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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