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낭콩을 찾는 탐험

권 택 윤-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과장
권 택 윤-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과장

콩 만큼 다양한 식량자원도 드물다. 하도 다양하여 그냥 콩이라고 두루뭉실하게 불린다. 콩은 세상에 널리고 널린 식물종이다. 인류는 수천년전부터 콩을 식재료로 사용하여 오고 있다. 콩은 고기를 먹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체 단백질 공급원이다.
중남미는 강낭콩 다양성 기원지이다. 이 지역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택한 중요한 주식작물이다. 중미 지역에서는 연한 붉은 색을 띄는 강낭콩을 삼시세끼 식재료로 사용한다. 강낭콩은 이 지역 토착종인 옥수수나 감자만큼 소중한 주식이다. 단백질 공급원으로도 중요하지만 맛도 좋다. 달작지근한 맛에 부드럽고 퍽퍽한 식감은 은근한 중독성을 갖는다. 그렇다보니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식량작물이 되었나보다.
중남미에서 먹는 강낭콩은 우리나라 강낭콩과는 좀 다르다. 중남미에서는 약간 길쭉하고 연한 붉은 색과 검은 색 강낭콩이 주를 이룬다. 우리나라에서는 붉은 색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생태형이 이용된다. 중남미에서는 쌀, 옥수수 등 주식재료를 익힐 때 강낭콩을 함께 넣기도 하고 따로 삶아 먹기도 한다.
중남미 지역에는 아직도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50% 이상인 나라가 많다. 이 지역의 대부분 농가에서는 밭에서 직접 키운 강낭콩을 가족의 식량으로 사용한다. 각 농가마다 대를 물려 온 토종 종자를 매년 사용한다.
최근 이런 강낭콩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강낭콩이 자라는데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바이러스가 퍼졌다. 바이러스로 생산이 급감하다 보니 나라마다 민심이 동요 되었다고 한다. 정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수입한 강낭콩은 일상으로 먹던 강낭콩 맛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입맛에 맞는 재래종의 보존과 활용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한다.
콜롬비아 소재 국제 열대 농업연구소를 중심으로 저항성 품종을 만들어 영세 농가에 나누어 주고 있다. 강낭콩 육종 전문가인 스테판 비비 박사는 중남미 강낭콩에 또 다른 도전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이 지역 온도가 2035년이면 2°C 상승하고, 잦은 가뭄으로 주식인 강낭콩 생산은 또 다른 도전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이 주도하는 한국과 라틴아메리카 농식품 기술협력협의체인 KoLFACI(Korea Latin America Food and Agriculture Cooperation Initiative)는 직면한 도전을 함께 극복하여 보기로 했다. 우선 참여 회원국이 보유한 토종자원과 국제농업연구소가 보유한 유전자원을 가뭄 상황에서 함께 평가하고 가뭄에 견디는 새로운 품종을 함께 개발하자고 했다. 가뭄을 견딜 수 있는 우수한 품종을 만들면 참여한 회원국이 나누어 영세농들을 돕기로 했다. 물론 중남미 젊은 과학자들의 역량을 키우는 노력도 함께 한다.
이번 협력에서는 우리나라의 농업기술 경험과 지식이 중남미에서도 꽃을 피울 것으로 기대된다. 남미는 식량작물 자원의 보고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고추와 요즘 맛있게 먹는 옥수수와 감자의 다양성이 풍성한 신대륙이다. 이제부터는 과학기술로 다양성의 대륙으로 항해를 떠나보자. 오백여년 전 콜럼버스 처럼 그들과 우리의 미래 먹거리를 찾는 탐험을 시작하자./권 택 윤-농촌진흥청 국제기술협력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