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주렁주렁 조명 달고…' 천만그루 정원도시 외치는 전주시
`나무에 주렁주렁 조명 달고…' 천만그루 정원도시 외치는 전주시
  • 공현철 기자
  • 승인 2019.08.20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만그루 정원도시를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전주시가 나무의 생육은 뒷전으로 하고 있다.
전주역 앞 첫마중길에 식재된 100여 그루의 나무에 수 천 개의 전등·조명을 설치하는 등 나무 생육을 저해하고 있어서다.

“시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취지를 내세우고는 있지만, 시가 제시한 천만그루 정원도시 비전이 무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전주역 앞 첫마중길. 느티나무를 비롯해 팽나무 등 150그루의 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다. 800m 가량 구간에 식재된 나무에는 축구공 모양의 넝쿨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이 넝쿨은 매일 밤 화려한 불빛을 뽐내는 조명으로 나무 1그루에 많게는 30개 적게는 20개가 설치됐다. 조명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을 하는 전깃줄은 목을 조르듯 나무의 온몸을 휘감고 있다.
시민 최지연(여·42)씨는 “첫마중길에 설치된 조명이 너무 아름다워 딸과 함께 여러 차례 방문했다. 하루는 딸아이가 ‘저렇게 불이 밝은데 나무는 언제 잠을 자냐’고 물어와 대답하는데 진땀을 뺐다”며 “나무의 안전과 시민의 볼거리 충족 등을 위해 정확한 조사를 통해 운영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시는 2017년 전주의 밝은 이미지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백제대로 전주역~명주골사거리 구간(길이 850m, 폭 50m)을 생태문화거리로 탈바꿈시켰다. 종전 왕복 8차선에서 6차선으로 줄이고, 직선도로를 곡선으로 바꿨다. 차선을 줄인 공간에는 시민에게 기증받은 나무로 가로숲을 만들어 보행광장으로 꾸몄다.
겨울철에는 시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이곳을 빛의 거리로 꾸몄다. 또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는 ‘첫마중길 자체발광 빛축제’도 열었다.
이 기간 축제에 사용된 조명은 나탱볼 3,000개를 비롯해 스노우폴, 원형철재조명 등 4,000개에 달한다. 
시 관계자는 “시민과 관광객 등에게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조명을 운영하고 있다. 운영은 일몰 시각에 따라 탄력적으로 하고 있으며 현재는 8시부터 11시까지 불을 켜고 있다”면서도 “환경단체 등에서 항의가 이어져 불빛이 비처럼 쏟아지듯 연출하는 스노우폴조명은 지난주에 철거를 완료했다”고 했다.
이어 “나무의 생육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관련 교수와 전문가 등에 자문·조사를 통해 조명(나탱볼)을 축구공 모양의 넝쿨에 감아서 내걸어 나무에 직접 닿지 않도록 설치했다”고 답했다.
장규관 원광대 산림조경학과 교수는 “해당 거리를 이용하는 시민에게 즐거움과 안전 등을 보장할 수 있다면 인간의 권리 측면에서 필요하다. 하지만 나무도 사람과 같이 잠 잘 시간이 필요해 사시사철 조명을 켜놓는다면 나무 생장에 방해가 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로수에 걸린 LED조명양과 발광도 무게 등에 따라 나무가 잘 자라거나 병들 수도 있다”며 “분기별로라도 꾸준한 주변환경연구조사나 나무 생장 조사, 관리 등이 이뤄져야한다”고 했다. /공현철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