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전주교구는 지난 17일 세계평화의 전당 건립 신축부지 현장서 ‘전주 치명자성지 세계평화의 전당 건립’ 착공식과 부지 축복식을 개최했다. 전주치명자성지 세계평화의전당 건립사업은 지난 2015년 10월 문화관광체육부 국고보조금 사업으로 확정돼 2017년 기본계획 수립, 2018년 설계용역 진행해, 8월 주식회사 대원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세계평화전당은 착공식을 시작으로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비 84억, 지방비 98억, 자부담 98억 등 사업비 280억원을 들여 연면적 9,085㎥의 지상 3층 규모로 문화 및 집회시설(기념관)과 교육연구시설(연수원)으로 구성된다. 전주교구장 김선태 주교는 “이 평화의 전당은 우리 교우들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순교자들이 거룩한 정신으로 만나고, 익히고, 그것을 자신의 삶으로 실천하도록 도움을 주는 열린 공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공간의 건립으로 순교자들이 보여준 ‘나눔과 사랑’의 정신을 발전해 시민사회가 공유하기를 바란다.
전북 기념물 제68호 천주교순교자묘(天主敎殉敎者墓)는 조선시대의 천주교 순교자 일곱 분이 묻힌 곳으로 치명자산(중바위)이라고도 부른다. 순조 원년(1801)의 천주교 탄압(신유박해) 때, 호남의 천주교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과 그의 아내 신희, 동정부부로 유명한 장남 유중철(요한)과 며느리 이순이(루갈다), 차남 유문철(요한), 제수 이육희 그리고 조카 유중성(마태오)이 순교했다. 일곱 순교자들이 처형되자, 교우들이 유항검의 고향 초남리와 인접한 제남리에 이들을 임시로 묻어두었다가, 전주 전동성당 신부와 신자들이 1910년대에 이곳으로 옮겨 모셨다. 이곳은 유항검이 처형된 전동성당, 유항검의 큰 며느리인 동정녀 이순이(루갈다)가 순교한 숲정이 성당과 함께 우리 나라의 대표적 천주교 성지이다. 이 루갈다 가족 묘지에 전동성당 자모회가 1949년 7월 순교기념비를 세우고 큰 화강암의 십자가를 세워 전주시가에서 보이도록 했다.
전동성당은 1931년 6월 18일 제대를 축성했다. 성당이 1914년 보두네신부에 의해 준공됐지만 제대기 마련되지 않아 그 당시는 강복식만 거행했다. 이학수(경조, 바오로)씨가 1,000원의 경비를 희사해 대리석 제대를 준비하고, 라크루 신부가 건축한 사제관과 함께 대구교구 드망드 주교의 주례로 축성됐다. 프랑스인 마리아 앙리에트가 봉헌한 전동성당 종은 1915년 8월 24일 대구교구장 드망즈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갖고 종탑에 설치됐다. 종은 350kg이다. 경향잡지(제9권)는 당시 종 축복식 광경을 다음과 같이 생생하게 전해주고 있다. ‘주교께서는 80여명 교우에게 견진성사를 주시고 이어 성체강복을 하신 후에 종을 달아 삼종을 치니 소리 기묘하고 웅장하야 사람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는지라 여러 교우들이 흔히하고 용약하야 일제히 삼종을 외우고 이제부터는 이곳에 귀막힘과 같이 지내던 외교인들도 성교회 소리에 많이 감화하야 천주의 영광이 하늘에서 이룸같이 땅에서도 또한 이루어지기를 바라더라’
전북 기념물 제71호 숲정이 '천주교순교지' 는 전주 진북동에 있다 숲정이는 조선시대에 군사훈련 지휘소가 있던 곳으로, 천주교도들의 목을 베던 처형장이었다. 당시엔 숲이 칙칙하게 우거져 숲머리 혹은 숲정이라 불렀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전라도의 첫 천주교 사도 유항검(아우구스티노)의 아내와 제수, 맏며느리 이순이(루갈다) 등이 이곳에서 순교했다.
1839년 기해박해때는, 신태보(베드로), 이태권(베드로), 이일언(욥), 정태봉(바오로) 등이 순교했다. 1866년 병인박해때는 경문호(바르톨로메오), 손선지(베드로), 한재권(요셉), 조화서(베드로), 이명서(베드로) 등이 순교했다. 1867년에는 김사집(필립보) 등 여러 사람이 순교했다. 이곳은 유항검이 처형된 풍남문 밖의 전동성당, 유항검과 그 가족이 묻힌 치명자산과 함께 대표적인 천주교 성지이다. 이 땅을 이명서 성인의 손자인 이준명(이나돌)이 치명터 2마지기를 매입했고, 전주교구의 은인인 이학수(경조)씨가 1935년 6월에 '천주교인순교지지' 기념비를 건립, 지금까지 자리하고 있다.
당시 기념비 뒤로 보이는 벌판은 당시 논이었다. 해방 후 천주교 재단의 논이 모두 소작인의 소유가 되었는데 이춘화씨가 다시 샀다. 이후 숲정이를 조성한 것이다. 이 인근에 숲정이 탑(전주 숲정이 순교자현양탑)이 있었다. 이 탑은 1968년 병인년 순교자 24위 시복을 기념해 세워졌다. 전주교구 병인시복 경축행사가 1968년 11월 6일 순교자현양대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로똘리 교황대사 초도 순시 환영을 겸한 이 대회는 순교지 숲정이에서 순교자현양탑 제막식과 기념미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언제 어느때 사라졌는지 지금은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천주교 전동교회와 성심유치원이란 전동성당 입구의 빗돌을 누가 썼는지 아는가. 천주교 전동교회(오른편)와 전주 성심유치원(왼편)이란 글씨는 중견 서예가 백담(百潭) 백종희(한국서예교류협회 회장)씨가 1985년 해성중학교 3학년에 다닐 때 쓴 것이다. 작가는 성심유치원이라는 의미에도 담겨있듯 ‘성심(聖心)’을 다해, 아니 ‘성심(誠心)’을 다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그러나 새로운 문패가 들어서면서 내용이 달라진 가운데 그의 글이 떨어지지 않아 바로 아래에 묻혀버렸다. 전주 한옥마을의 오래된 스토리 하나가 사라져 못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