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7월09일19시10분( Thursday ) Sing up Log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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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시립미술관 건립, 더 이상 미루지 말자

“전주 전통문화도시에 꼭 필요한 ‘전주 시립미술관'"
김 익 두-전북대 국문과 교수
김 익 두-전북대 국문과 교수



인간의 예술은 대체로 두 가지 감각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하나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청각이다. 서양으로 말하자면, 그리스-로마 문화 곧 헬레니즘 문화는 대체로 시각중심의 문화라 할 수 있고, 기독교 헤브라이즘 문화는 청각중심의 문화라 할 수 있다. 전자를 우리는 ‘랜드스케이프(landscape) 문화’ 후자를 ‘사운드스케이프(soundscape) 문화’라 부를 수 있다. 머리이 쉐이퍼의 『사운드스케이프: 세계의 조율』이란 책은 우리에게 이런 생각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문화는 이처럼 시각과 청각이라는 두 가지 감각기관을 중심으로 발달해 왔고, 우리나라의 문화 또한 이런 식의 발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예컨대, 영남과 호남을 비교해 보자면, 영남은 호남에 비해 시각중심의 문화 곧 ‘랜드스케이프 문화’의 성격이 강하다. 호남은 영남에 비해 청각중심 곧 ‘사운드스케이프 문화’의 성격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영남에 탈춤이 발달했다면, 호남에는 ‘판소리’가 독창적으로 발달한 것은 그 좋은 사례라 하겠다.

그러나 ‘문화’, 그 중에서도 ‘예술’이 발달하고 융성하려면, 이 두 문화가 조화롭게 상호-보완-활성화 되어야 한다. 영남 문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청각문화의 중흥에 노력을 기울여야만 하듯이, 호남문화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호남의 ‘시각문화’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얘기를 우리 전주시로 좁혀서 생각해 보면 어떻게 될까. 전주시는 우리나라 ‘소리문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해 왔고, 이런 방향에서 전주시는 조선시대부터 이루어진 ‘소리축제’의 전통인 ‘전주대사습놀이’를 세계 소리축제로 확대 심화해서 지금은 ‘전주 세계 소리축제’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만큼 전주시는 청각예술 분야에서는 전국에서 ‘으뜸’으로 자리를 잡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시각예술’ 분야는 어떠한가. 이 문제에 답하는 가장 손쉬운 질문-대답 방법은 “전주시에 ‘시립 미술관’이 있는가 없는가?”라고 묻고 이에 대답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각예술을 주도하는 것은 ‘미술’이고, 이것을 한 도시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바로 그 도시의 ‘시립 미술관’이기 때문이다.

전주시에는 놀랍게도 아직도 ‘시립 미술관’이 없다. 시립 미술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상설전시 시설을 갖춘 미술관은 하나도 없다. 이 분야에 종사하시는 수많은 훌륭한 인재들은 이런 문제로 지금 말할 수 없는 절망들을 경험하고 있다.

전국에 ‘시립 미술관’이 없는 시-도청 소재지는 경상남도와 전라북도뿐인 것으로 확인된다. 경상남도는 최근에 도청소재지가 창원으로 옮겨진 관계도 있고 해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전주시는 이른바 ‘천년 고도’인데도 시립 미술관이 없다. 과거 70년대 이전 특히 6.26 한국전쟁 시기를 전후한 시기에는, 전주가 우리나라 미술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수많은 유명 화가들이 전주에 와서 삶을 영위하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한다.

이런 전통적 자부심과 예술적 자부심으로 살고 있는 전주 시민들에게 ‘시립 미술관’이 없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전라북도 도내에도 시-군립 미술관은 3개나 있다. ‘정읍 시립미술관’, ‘남원 시립미술관’, ‘고창 군립미술관’ 등이 그것이다. 특히, ‘정읍 시립미술관’은 과감한 전국적 특별전시를 기획 실천하여 각광을 받고 있고, 내년에는 ‘피카소 전시회’도 기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름다운 가을이다. 전주 시민들과 전주에 관광을 온 모든 분들이 이제는 ‘전주시립미술관’에서 전주-호남의 미술세계에 깊이 감동하며 기뻐하는 날을 하루빨리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