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따뜻한, 생각하는 사람
마음이 따뜻한, 생각하는 사람
  • 새전북 신문
  • 승인 2019.10.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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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빠르고 빠르게만 진행되는 세상
소통하고, 따뜻하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 은 희-원광대학교 인력개발처장
이 은 희-원광대학교 인력개발처장

어느덧 가을이다. 햇살에도 차가움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가을이 깊어가는 가 보다. 곡식은 주인이 발걸음만으로도 무르익는다고 했는데 황금빛의 들판을 보면 금세 마음만은 부자가 된다. 올가을 잦은 태풍에 노심초사 했던 마음도 그 속에서 이겨낸 대견함에 고마울 뿐이다.
가을이 되면 따뜻한 마음들이 소중해진다. 고은님의 시구처럼 ‘낙엽이 쌓이는 날 외로운 여자가 아름다워지는…’ 계절이다. 바쁘게 살다보니 잊고 지냈던 사람들이 그리워진다. 사람들은 ‘가을 남자, 가을 여자’의 계절 탓을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더불어 어울려 지내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은 아닌가 한다. 인간답게 소통하는 방법을 잃어가는 것 같다. 매일 눈을 마주하고 대화를 자주 하지 않는다. 가족들과도 그렇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도 대화는커녕 눈도 마주치려 하지 않는다. 바쁘다는 핑계를 댄다. 출퇴근시간 지하철, 버스 심지어 길거리에서도 휴대폰과 대화를 하고 있어서 옆에, 앞에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의식하지 못한다. 아는 사람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려고 해도 혹시 방해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지기까지 한다.

초등학생에서부터 나이가 지극하신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모두 자신의 폰들과만 소통을 한다. 아주 가끔 노약자석의 어르신들끼리만 대화를 할 뿐이다. 낯선 사람의 방문에도 정겨운 시선과 따스한 말 한마디, 무언가를 나누어 주고 싶어 하는 시골 버스속의 정겨움을 찾아보기 어렵다. 혹시 부딪치기만 해도 무성의한 표정이나, 자기만의 세계에 침범한 것을 질타하는 차가운 시선만이 되돌아온다. 사람들은 소통의 시대라고들 하지만, 우리는 언제부턴가 사람답게 소통하는 방법보다는, 빠르게 변화되는 사회에서 적응하느라 무척 바쁘게만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 속에서 진정 사람답게 소통하는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가을이 되면 사람다운 정이 오롯이 묻어나는 손 편지를 쓰고 싶다. 노래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갈대밭이 보이는 언덕, 통나무집 창가에 앉아 아무 꾸밈이 없는 수수한 편지지에 그리운 사람에게 그동안의 안부를 담은 손 편지를 쓰고 싶다.
아름다운 한글로 한 자 한 자 정성스레 적어낸 편지위에 낙엽하나 함께 넣어 행복한 마음으로 우체국에 달려가고 싶다. 하지만 마음만 늘 그렇다는 이야기이지 손 편지를 써본 지도 참으로 오래되었다. 손 글씨로 정성스레 편지를 써본지가 언제였을까 기억조차 가물거린다. 문자, 전자 우편, 카톡 등과 같이 디지털 시대 빠르게만 전달하고 싶은 속도감에 젖어 지낸지 오래다. 손 편지를 쓰려고 하다가도 한 줄 쓰고는 지우고, 금세 삭제하기나 되돌리기와 같은 기능을 그리워한다. “왜 저장이 안 되었지”하고도 생각하며 씁쓰레 웃는다. 틀려서 구겨진 종이보다는 컴퓨터 자판으로 쓰는 것이 훨씬 더 환경을 생각하는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러면서 잘못 출력된 용지를 재활용하기는 싫어한다. 오늘도 익숙한 정해진 멘트로 “문자왔어요”와 함께 빠르게 전달된 모바일 서비스의 짧은 글귀보다는 오랫동안 그리워하는 아름다운 생각을 담은 마음이 왠지 그리워지는 것은 이 계절에만 느낄 수 있는 낭만일 것이다.
요즈음 우리는 생각을 하고 행동하지 않는 것 같은 일들을 종종 보게 된다. 매사에 숙고하는 것을 원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행동하기 전에 한번 생각해보고 해야 하는데 ‘묻지마’ 식의 행동들을 한다. ‘왜 그런 행동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고 바쁜 세상 탓만 한다. 세상이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더욱 생각을 하지 않는다. 급기야 교육에서 ‘생각하는’ 수업을 강조하고 있다. 진정한 성공과 행복으로 이끄는 힘은 사람답게 소통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가 이 계절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바쁜 세상에서의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해야 할 일들 속에서의 사람들과의 관계’일 것이다. 상대방이 나의 진심을 알아줄까, 혹시 오해는 하지 않을까, 믿고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고 살고 있지는 않은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행복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하는 이 계절. 빠르고 빠르게 변화되는 세상 속에서 사람답게 소통하며 살기 위해서는 마음이 따뜻하고 생각하며 실천하는 사람을 진정 그리워하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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