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공쇠 팔자
올공쇠 팔자
  • 이종근 기자
  • 승인 2019.11.07 17: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공쇠 팔자(兀孔金 八字)'라는 말이 있다. '올공쇠(얼겅새)'라는 말은 장구테의 한쪽에 각각 8개씩의 쇠 갈고랑이를 달아 줄을 그 갈고랑이에 걸어 양편 테를 잡아 죄는 쇠를 이름이다. ‘옛날 완주 장사꾼(구전에는 고산 봉상, 즉 지금의 완주군 봉동면읍 사람이라 함)이 생강을 한 배 싣고 평양으로 팔러 갔다. 관서지방에서는 생강이 생산되지 않아 그 값이 매우 비쌌다. 그때 평야에 '타이'라는 명기(名妓)가 있어 인물이 절색이 있었다. 그 생강 장수는 타이에게 혹해 생강 판 돈을 몽땅 소비하고 말았다. 그는 집에 돌아가자니 고향 사람이나 친척들 보기가 부끄러워 타이의 집에 그대로 머물고 있었다. 타이는 생강 장수를 일체 돌아보지 않고 안에서 다른 뭇 남자들과 지냈다. 그를 부엌에서 거처하도록 하고, 말을 먹이거나 나무를 해다 방에 불을 때게 하고, 해어진 옷과, 먹고 남은 음식으로 연명시켰다. 생강 장수는 속도 상하거니와 괴로움도 견딜 수 없어 마침내 타이에게 떠나겠다고 했다. 타이는 가련한 생각이 들었던지 집에서 쓸모없이 묵어나는 물건을 여러 가지 주며 가면서 팔아 노자나 하라고 했다. “길에서 됫박 쌀로 비꾸어 양식이나 하면서 집으로 돌아가시오” 그 중에는 장구 부서진 얼공쇠 16개가 있다. 생강 장수는 그것을 가지고 돌아오는 도중 그 올공쇠를 흙에 문질러 보니 새까만 쇠였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이를 팔려고 했는데, 어떤 이가 그것을 자세히 살펴보더니 깜짝 놀랐다. “이는 진짜 오금(烏金)이다. 진금(眞金)보다 값이 열 배는 비싸다”고 말하며 팔라고 했다. 결국 가격이 오를 대로 올라 백만금에 이르렀다. 생강 장수는 이를 전주로 가지고와 백만 금을 받고 팔아 큰 부자가 됐다. 그 상인은 옛 사업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마침내 그 일대에서 제일 갑부가 되어 오금장자로 불렀다’
속담에 큰 횡재를 하거나 전화위복이 된 것을 `올공쇠팔자'라 한다. 이는 ‘어우야담’중 ‘속담유올공쇠(俗談有兀孔釗) 팔자’로 시작되는 이야기에 전한다. ‘회남자’에 나오는 얘기처럼 인간만사 새옹지마(塞翁之馬)다. 오늘의 길(吉)이 내일은 흉(凶)이 되고, 오늘의 화가 내일은 복이 되는 게 인생이다. 위기는 위태로움(危)과 기회(機)가 붙어 있다. 위태로움을 뒤집으면 기회가 보이고, 기회에서 방심하면 위태로워진다. 내일은 정말 누구도 모른다. 생각해봐라. 당신이 남의 마음을 온전히 들여다본다면 누구와 마주할 수 있겠는가. 길의 끝을 미리 안다면 그 발길에 무슨 설렘이 있겠는가. 길은 그 끝을 모르기에 걷는 묘미가 있다. 화(禍)가 복(福)이 되고, 복이 화가 되는 게 세상 이치다. 삶이 단색이 아닌 까닭이다. ‘인간사는 길흉화복(吉凶禍福)의 주기로, 세상사는 흥망성쇠(興亡盛衰)의 주기로 변함’을 현 정부와 야당 정치인들이 깊이 각인하기 바란다.
/이종근(문화교육부장)

 

많이 본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