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부의 정시확대 정책이 발표되면서 학부모들은 약간 혼란을 겪었습니다. 물론 교육부에서는 모든 대학이 곧바로 정시를 확대하는 것이 아니고, 서울 소재의 10여개 대학을 중심으로 도입하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는 우리아이에게, “이번 정시 확대 방안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평소에 그렇게 말이 많지 않은 아이인 데, 저의 이 질문에는 평소답지 않게 많은 이야기를 해서 좀 놀랐습니다.
우리아이가 느끼는 것을 종합해 보면, 첫 번째는, 교육부의 다른 정책은 몇 년의 시간을 두고, 서서히 도입한 반면에, 이번 방안은 내년부터 바로 시행된다고 느꼈습니다. 그 이유는 서울소재의 상위권 대학들이 이번 조치에 동참하기 때문에 ‘IN 서울’을 원하는 많은 학생들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학생들에게 학생부 종합전형인 수시와 수능중심의 정시를 모두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정시가 40%까지 확대되면, 수시의 비율이 40% 이하로 줄어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수시가 60%가 아니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우리아이는 수시에서는 여러 가지 특별전형들이 있기 때문에 실제로 학생부 종합전형에 의한 수시는 40%이하가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현재의 교실수업을 유지할 수 있게 한 것이, 그나마 내신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학교 수업에 충실할 수밖에 없었는데, 이렇게 되면, 인터넷 강의나 학원 수업을 열심히 받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들어보니, 이번 정시 확대 방안으로 인해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곧바로 시행되기 때문에 갑자기 바뀌는 입시정책으로 인해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번 정책은 서울의 강남 지역이나 유명 학원 강사의 수업을 들을 수 있는 학생들이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저는 우리아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이번 정시 확대 방안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현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방안을 마련한 것인데, “누구를 위해서 만들었는가?” 라는 의문과 “이번 조치를 통해서 무엇이 개선되는가?” 라는 의문이 생겼습니다. 저는 이 두 가지 질문을 현직에 계시는 선생님들에게 물어보았는데, 아직은 명확한 답변이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더 직접적으로 이야기하면, “왜 바꾸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이 안 되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우리아이에게 특별히 해 줄 말이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다만, 우리아이는 시험 볼 때 긴장을 많이 하는 편이기 때문에, 3학년 때 한 번 치르는 수능보다는, 1학년 때부터 꾸준히 시험을 준비하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충실하자고 하였습니다. 우리아이가 어떤 선택을 하든, 평소에 꾸준히 준비하는 학생이 나중에 대학에 가서도 잘 하리라 기대해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