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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헌법에 반영돼야

정부와 정치권서 앞장서 `농업 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헌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국가 경쟁력이다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다. 과거 농업은 단순히 먹을거리만 생산하는 부가가치가 낮은 산업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사회경제가 지나면서 농업은 단순한 생산기능에서 식량안보, 환경보전과 경관보전, 수자원 확보 및 홍수방지, 지역사회 유지, 전통문화 계승 등 다양한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 같은 기능이 중요한 역할이란 것을 알게 됐으며, 이를 ‘농업의 공익적 가치’라고 인정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결과(2011년) 농업의 공익적 가치를 화폐 가치로 환산한다면 홍수조절 53조, 대기정화 22조, 지하수 함양 21조, 토양유실저감 15조, 휴양처 제공 13조, 수질정화 및 생태계보전 8조, 식량안보 2조, 경관가치 및 농촌 활력 3조원 등 총 162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식량안보는 국민들의 생명과 직결된 문제이다. UN 인권위원회 자문위원인 장 지글러는 “나는 5초마다 아이 하나가 굶어 죽는 세상에는 살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식량안보의 중요한 까닭이다. 식량위기 경험과 사례를 보면 ‘2008년 동남아시아 쌀 파동’, ‘아프리카 식량 위기’, ‘남아메리카 아이티의 식량부족으로 진흙쿠키 식량 사용’등을 꼽을 수 있다. UN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해 4/4분기 31개국을 식량부족 국가로 지정했다.

‘식량안보’가 농업의 공익적 기능의 중요한 문제로 자리하고 있다. ‘환경보전’과 ‘경관보전’도 농업의 공익적 가치로 다르지 않다. 농업은 대기 및 수질을 정화하고 토양 유실 경감 및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또 농촌의 사계절 풍경 푸르름 등 전원풍경은 아름다움과 아늑함을 제공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전통문화 계승’은 농업생산에 의해 농촌이 유지되므로 우리의 전통문화 및 향토문화 보전이 필수이다. ‘지역사회 유지’는 농촌은 농촌 거주자에게는 삶의 터전이자, 도시민에게는 휴식처로 제공되고 있다. 게다가 농사체험을 통한 ‘치유·힐링 농업’이 각광받고 있다. 치유농업이란 농업과 농촌의 자원을 활용해 정신적·육체적·사회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재활·보호 등의 치유기능을 제공하는 다기능적 농업을 말한다. 이를 위해 선진국은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헌법에 명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스위스는 헌법규정에 의거, 농업·농촌의 공익적 서비스 기능을 유지·강화하고 이를 위한 재정 지원에 농업예산 중 80%이상 할애하고 있다. ‘연방헌법’ 제40조에는 독립적으로 농업조항을 두고, 농업의 역할과 기여에 대한 보상과 지원 관련 국가 책무를 규정하고 있다. 먼저 ‘농업의 기능’을 보면 안정적인 식량공급, 천연자원 보존과 농촌경관 유지, 농촌인구 유지를 들 수 있다. ‘정부의 역할’은 농민의 상호준수의무를 전제로 직불금 형태로 농가소득을 보전해야 한다. ‘농민의 의무’도 토양수자원 보호와 생물 다양성 유지 등 친환경적이고 생태적인 농업생산 활동을 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더욱이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활성화하고 생태농업을 육성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지불하는 방식으로 농가에 보상 근거를 명시하고 있다. 유럽연합(EU)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공동농업정책(Common Agricultural Policy)을 중심으로 농업·농촌의 공익적 기능에 농업예산 중 70%이상 할애하고 있다. 공동농업정책을 구성하고 있는 두 개의 정책 방향(직불제를 중심으로 한 농업정책/지역개발을 중심으로 한 농촌정책)은 농업의 공익적 기능에 연계돼 있다. 또한 정책수단은 다양한 형태의 직접지불제와 연계돼 있으며, 회원국은 공동농업정책의 틀 안에서 자체적인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농업예산 중 직불금 비중을 보면 스위스(2017년)82.3%로 가장 많고, 이어 EU(2015년) 71.4%, 일본(2016년) 33.6%, 우리나라(2017년)는 19.7%로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공익적 가치가 우선 정책이 돼야 한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농협은 ‘농업가치 헌법 반영’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2017년 국민서명운동을 전개해 한 달 만에 1,150여만명이 서명에 동참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처럼 ‘농업의 공익적 기능이 헌법’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 대세다.

정부 또한 지난해 3월 발의한 헌법개정안에 ‘농업의 공익적 기능 강화’ 등을 명시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헌법개정안이 국회에서 심의조차 되지 못하고 헌법개정 논의 자체가 수면 아래로 들어간 형국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농업·농촌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자신하는가? 정부와 정치권이 앞장서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가 헌법에 반영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 이것이 국가경쟁력이다./박상래 경제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