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9월24일23시27분( Thursday ) Sing up Log in
IMG-LOGO

기부금품 도난 사고 막아야

“얼굴없는 천사 성금 도난 시민들 자긍심에 상처”

지난달 30일 오전 10시 3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발신번호 없음'이라고 뜬 의문의 인물이 “주민센터 뒤편에 기부 금품을 넣은 상자를 놓았으니 어려운 이웃과 함께해달라”고 말한 뒤 전화를 끊었다. 바로 전주 '얼굴 없는 천사'였다. 천사를 직감한 주민센터 직원은 곧바로 달려 나갔지만 성금은 보이지 않았다.

4분 뒤 다시 전화가 왔다. 천사는 “성금을 주민센터 바로 뒤편 '희망을 주는 나무' 공간에 뒀다”며 구체적인 위치를 부연했다. 그러나 직원의 눈에는 돈이 보이지 않았고 10시 12분과 16분 천사가 다시 연락이 와 “물건을 아직 못 찾았느냐”고 물으며 재차 성금을 둔 장소를 설명했다. 이가 보이지 않자 직원은 오전 10시 37분 경찰에 도난 신고를 했다.

충남 2인조 절도범에 의해 도난 당했던 전주 노송동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성금이 73시간 만에 주민센터로 돌아왔다. 2일 전주완산경찰서는 전날 구속된 절도범들로부터 회수한 성금 6,016만 3,210원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직접 전달했다.

되찾은 기부성금은 전주완산경찰서 김영근 형사과장이 주민센터를 찾아 최규종 노송동 동장에게 건넸다. 지난해 12월 30일 오전 10시 3분께 절도범들의 손에 의해 사라졌던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이 사흘만에 제자리로 되돌아오게 됐다.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성금은 당초 지난해 12월 31일 주민센터로 전해질 예정이었지만, '압수물가환부' 절차 등이 마무리되지 않아 해를 넘겨 이날 경찰로부터 넘겨받았다.

'얼굴없는 천사'의 기부성금을 훔쳐 달아난 뒤 4시간 만에 충남 논산에서 검거된 A씨와 B씨 등은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지역 주민의 차량 번호 제보와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그들을 용의자로 특정하고 추적에 나섰다.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58만 4,000원을 놓고 간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9년째 선행을 베풀어왔다. 이번 사건에서 회수된 기부 금액까지 더하면 누적 성금은 6억7,000여만원에 달한다.

노송동 주민센터는 “'얼굴 없는 천사'의 성금이 경찰을 통해 돌아와 감사드린다”며 “성금을 찾는 데 도움을 준 지역 주민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얼굴 없는 천사가) '앞으로도 선행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면서도 “소년·소녀 가정의 방한복을 말해 고려중이다”고 덧붙였다. 노송동 주민센터는 '얼굴 없는 천사'의 기부금을 직원이 주민센터 밖으로 나가 직접 전달받는 등의 방법도 고민하고 있다. 행정당국은 이번 일을 교훈삼아 기부금품 도난 사고를 막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