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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위의 삶을 긍정하는 사유에는 허무주의가 기저

양병호 시인 `사소한 연애의 추억




양병호시인(전북대 국문과교수)이 6번째 시집 ‘사소한 연애의 추억(시문학사)’을 펴냈다. 

으레 비평에서는 창작하는 사람 특유의 정서적 몰입을 경계하고 창작에서는 비평가의 현학과 고집을 배제해 온 그의 글쓰기 스타일이 이번 시집에서도 관철되고 있다. 표제로 등장한 '사소한 연애의 추억;은 화자가 옛날의 가볍고 짧은 사랑을 지금에 와서 반추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의 사랑은 너무나 사소한 것으로 한 번 추문화된다. 자학과도 같은 이 추문화는 시인의 젊은 날의 시에, 그리고 많은 젊은 시인들의 시 속에 발견되는 타락한 세계에 대한 문학적 반응이다. 시인은 이 추문을 거두기는커녕 한 단계 더 밀어 붙인다. 바로 이 추문을 추문이라고 말하는 방법을 추문화하는 것이다. 사랑도 그 사랑을 하는 존재도 허무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찬찬히 살펴보면 그 말은 여전히 말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언어의 힘을 믿고 어떤 의미를 기다리고 있다. 시집의 해설을 쓴 임환모는 이같은 양병호의 세계관을 긍정과 무위의 삶'이라고 말한다. 무위의 삶을 긍정하는 사유에는 허무주의가 기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종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