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생의 겨울방학은?

“공부 말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 억눌려 있다가 엉뚱한 곳으로 폭발하지 않을까 걱정

서 금 택-(주)씨큐아이컨설팅, 수석컨설턴트
서 금 택-(주)씨큐아이컨설팅, 수석컨설턴트

고등학교에 다니는 우리아이가 작년 12월말쯤에 겨울방학을 했습니다. 우리아이의 학교는 월요일에 방학식을 했는데, 이때 기숙사에 있는 짐을 빼야 해서, 저와 함께 학교를 갔습니다. 우리아이는 오전 10시에 방학식이 끝나니까, 저보고 학교 앞에서 좀 기다려달라고 하였습니다. 저는 학교 앞에서 기다렸다가, 우리아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저는 우리아이에게 “앞으로 방학을 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어보았습니다. 우리아이는 부족한 과목, “특히 수학을 좀 열심히 하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저는, “아니 그런거 말고,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이냐?”고 재차 물어보았습니다. 우리아이는 특별히 저의 물음에 답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아이는 같은 반 친구들이나, 중학교 때 친구를 떠올리는 것 같았습니다. 그 친구들이 이번 방학 때, 기숙학원을 들어간다거나, 독서실을 들어간다거나 등의 공부 이야기만 들었기 때문에, 아무 대답을 못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방학인데, 공부만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답답하면 친구들과 영화라도 보고 오라고 하였습니다. 우리아이는 “숙제가 많아서 그럴 시간이 없다!”고 말하였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하니, 나쁘지는 않지만, 뭔가 꺼림칙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런 느낌이 드는지 생각해 보니, 저렇게 억눌려 있으면, 나중에 엉뚱한 곳으로 폭발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학원에서 끝나는 아이를 차로 데려오면서, 방학인데 좀 쉬면서 하라는 말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아이가 차의 창문을 내리면서, 친구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저는 우리아이에게 “왜 그 친구는 아빠가 데리러 오지 않았어?”라고 물어보았습니다. 우리아이는 “아마, 그 친구의 아빠가 오늘 여섯 번이나 학원을 왔다 갔다 했기 때문에 쉬시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아이는 저를 보고 피식 웃었습니다. 그 웃음에는 아마, “아빠는 조금 움직이는 편이야?”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