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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얼굴 없는 천사 성금 훔친 2명 구속기소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서 성금 6,0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 유튜브 등 통해 성금 놓고 가는 시기 파악 2~3일 전부터 잠복

전주지검은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두고 간 성금 6,000여만원을 훔친 A씨(35)와 B씨(34) 등 2명을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달 30일 오전 10시께 ‘전주 얼굴 없는 천사’가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 뒤편 ‘희망을 주는 나무’ 아래에 두고 간 성금 6,000여만원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사건 당일 노송동 주민센터에 “주민센터 뒤편에 기부금을 놨으니 확인해보라”는 전화가 걸려왔다.

천사의 방문에 기쁜 마음으로 희망나무를 찾은 직원들은 ‘휑’한 나무 아래를 보고 당황했다. 이후 기부자는 센터에 2~3차례 전화를 걸어 돈을 둔 장소를 알려줬지만, 성금의 행방은 찾을 수 없었다.

당시 주민센터 직원은 “전화를 받고 바로 현장에 나가 풀숲을 샅샅이 뒤졌는데도 상자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상자를 누가 훔쳐간 것 같아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주민센터 외곽에 있는 CCTV 등을 분석해 용의자가 탄 차량을 특정, 4시간여 만인 이날 오후 2시25께 충남 계룡과 유성에서 이들을 붙잡았다.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고등학교 친구 사이며 각각 공주와 논산에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유튜브 등을 통해 ‘얼굴 없는 천사’가 성금을 놓고 가는 시기를 파악하고 2~3일 전부터 노송동 주민센터 인근에서 기다린 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컴퓨터 수리점을 하고 있는데, 한 곳을 더 열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며 “일이 이렇게 커질지 몰랐다. 후회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로부터 회수한 성금 6,000여만원을 지난 2일 노송동주민센터에 돌려줬다.

전주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교 3학년 남학생에게 심부름을 시켜 “동사무소 민원대 위에 돼지저금통 하나를 올려놓으라”고 했다. 그가 당시 저금통에 담은 기탁금은 58만4,000원이었다. 이후 기탁은 지난해 5,000여 만원 등 20여 차례 두고 간 성금만 총 6억6,850만4,170원에 달한다. 시는 이런 천사의 선행을 기리고자 노송동 주민센터 일대를 천사의 거리로 지정하고, 그의 감동스토리를 담은 벽화와 기탁과 관련한 자료들도 전시·보관하고 있다. /공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