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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백신 한 삼태기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03월 01일 14시05분


/권영동(객원논설위원)



‘공자 왈’ 하면 고리타분한 옛이야기로 미간부터 찌푸려지지만 수천년이 지난 지금에도 여전히 교훈으로 회자되고 있다. 첨단 시대에 사는 지금에 ‘고리타분한’ 공자 말씀조차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논어 자한 편에 나오는 위산일궤(爲山一簣)에 관한 말이다.

“ 흙을 쌓아 산을 만들 때 겨우 한 삼태기 분량의 흙을 채우지 못한 채 일을 그만 둔다면, 그것은 내가 그만 둔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러나 땅을 평평하게 고르기 시작할 때 겨우 한 삼태기 분량의 흙을 가져다 부어 일을 진척시켰다면 그것은 바로 내가 앞으로 나간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큰 산을 쌓아간다 하더라도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으로 마무리하지 못한다면 일을 다 마쳤다고 볼 수 없다. 또, 일단 한 삼태기의 흙이라도 갖다 부어 일을 시작했다면 그것은 큰 진척이라 할 수 있다.

고리타분한 삼태기 얘기일 수 있지만 시작과 끝 마무리의 중요성을 에둘러 강조함과 동시에 한 삼태기 씩 쌓아가는 반복된 일상의 소중함이 결코 가볍지 않음을 깨닫게 한다. 산을 쌓기 위해서는 수 없이 지루한 반복과 고통스러운 인내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코로나 극복이라는 큰 산을 쌓고 있다. 전혀 뜻밖에 시작된 일이라 처음엔 제대로 된 장비도 없었고 경험도 부족 했다. 그러나 우리는 한 삼태기 한 삼태기 눈물겨운 흙을 날랐다. 짜증도 나고 손해도 보고 불평도 수없이 해댔다. 이제 코로나 극복의 희망을 완성하기 위해 백신 접종이라는 마지막 한 삼태기가 남았다. 완성도를 높이는데 한 삼태기의 화룡점정이 필요하다. 각자의 역할에서 내 영향력이 적다고 여겨 집단에 적당히 묻혀 가거나 나 하나쯤이야 하는 태만을 보여서는 안된다. 나의 사회적 역할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무기로 삼아서도 안된다. 이런 와중에 의사들이 백신 주사를 볼모로 몽니를 부리느니 마느니 혼란스럽다. 간호사들에게 대신 놓게 하자 하는가 하면 한의사들도 의사 대신할 수 있다고 손을 들고 나선다. 백신 주사를 맞으면 치매가 걸린다는 가짜 뉴스는 너무 황당하여 무시하고 지나갈 수 있다지만 백신의 효능을 두고 선정적이고 왜곡된 제목 장사로 여론을 호도하는 언론은 경계 대상이다. 정치적 손익에 따라 누가 먼저 맞느냐의 논쟁으로 결집해야 할 힘을 소모하는 것도 볼썽사납다.

마지막 한 삼태기를 채우지 못한다면 그것은 내가 못 채운 것이다. 백신은 스스로 만능이 되지 못한다. 마지막 한 삼태기의 정성을 부어야 비로소 그 효험을 발휘한다. 지금이야 말로 고리타분한 옛 교훈이 가장 필요한 실천 지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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