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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세 치의 혀

말과 혀로만 행하지 말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1년 09월 26일 12시55분
김상근(전주대학교 객원교수/ 부동산학박사/ 김제시 신풍·만경지구 도시재생현장지원센터장)

속담에 ‘세 치 혀가 사람잡는다’, ‘세 치의 혓바닥에 다섯 자 몸을 좌우한다’라는 말이 있다. 혀의 길이가 ‘세 치’이며 단위 변환하면 9㎝이다. 이 세 치 혀가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며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능력자로 만들기도 한다. 고려시대 서희의 담판은 주변 국가의 세력변화에 능동적이며 유연하게 대응하며 대화로 실용적인 외교를 펼친 대표적인 사례로 말(言)로써 거란의 소손녕 40만 군사를 물리치고 강동 6주의 새로운 영토까지 얻었다. 반대로 ‘혀 밑에 도끼가 있다’는 속담처럼 말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경우도 많다. 며칠 전 경기도 한 초등학교 교사가 같은 반 학생들 앞에서 10살 제자에게 지속해서 면박을 주고 따돌리는 등 ‘정서적인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일도 벌어졌다. 교사가 말로 아이를 지속적으로 몰아세우자 소변을 못가리고 악몽을 꾸는 등 정서적인 불안증세가 발생했다는 내용이다. ‘무심코 던지 돌멩이에 개구리는 맞아 죽는다’는 말처럼 말을 받는 입장에선 충격의 정도가 전부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을 조심하고 세 치 혀를 함부로 놀리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

정치는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난다고 하고 정치인은 말(言)로 먹고사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정치인들의 말 한마디에 지지자들과 국민들은 희로애락을 수시로 실감한다. 2022년 3월의 대선을 앞둔 현재, 정당 경선과정에서 이런 저런 비리의혹과 문제가 튀어나오고 고소·고발사건이 넘쳐나고 있다. 언제나 그렇듯이 국민을 위해 머슴이 되겠다는 정치인, 국민을 위한 선거공약을 수행하겠다는 위정자들의 공약이행은 온데간데 없다. 국민의 뜻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정당과 자신의 입지만을 위해 정의롭지 못한 변색을 주저하지 않는다. 대선주자들의 공약 또한 부재하거나 부실하고 오로지 세 치 혀로 상대방 헐뜯기와 비방만이 난무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악용한 ‘아니면 말고’식 폭로, 근거없는 ‘카더라’ 수준의 폭로 등은 저질스런 행태의 대한민국 정치 현주소를 말해주고 있다. 곧고 강직한 말은 아무리 조용하게 말하더라도 허물을 바로잡고 모자람을 채워 준다고 했듯이 공자는 제자들에게 평소 '일상에서 말을 믿음직스럽게 하라'고 했다. 세 치 혀의 무게가 가볍지 않음을 경고하고 이런 이유로 혀끝의 말을 무겁게 가려서 하라는 가름침이다. 생각하지 않고 놀리는 혀로 인해 스스로 공든 탑이 무너질 수 있고 상대방을 해악하여 악마로 만들 수도 있다.

성경의 요한일서 3장 18절에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라며 사도 요한은 우리에게 무거운 권고를 전했다. 행함과 진실함이 없이 세 치 혀로만 행하는 행위는 아무런 빛도 발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불교에서는 여러 지옥 중에 혀를 뽑는 발설지옥(拔舌地獄)이란 곳이 있다. 세 치 혀로 지은 죄가 많은 사람이 받는 벌로 죄인의 입에서 혀를 길게 뽑아 놓고 그 위에서 소가 쟁기를 끄는 것이다. 요즘 정치인들이 국민의 대표라는 격에 맞지 않게 시정잡대들의 언어를 쓰고 근거없는 화술을 오용하고 있다. 표가 필요할 때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말만하고 선거철이 끝나면 아전인수(我田引水)와 이전투구(泥田鬪狗)를 일삼고 국민은 안중에도 없다. 법정스님은 “말은 생각을 담는 그릇이다. 생각이 맑고 고요하면 말도 맑고 고요하게 나온다. 생각이 야비하거나 거칠면 말 또한 야비하고 거칠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그가 하는 말로써 그의 인품을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말을 존재의 집이라 한다”라고 말했다.

좋은 말과 나쁜 말은 사람의 세 치 혀에서 나온다. 동물의 입은 ‘주둥이’고 사람의 입은 ‘입’이라 표현한다. 스스로가 주둥이를 가지고 살지 입을 가지고 살지는 본인이 하기 나름이다. 지금도 우리는 각자가 나쁜 주둥이를 가지고 사는지 좋은 입을 가지고 사는지 돌아봐야 한다. 그래서 좋은 생각을 아름다운 말로 표현하고 말한 바와 행동이 일치한다면 당신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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