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 8월 물난리 때 탁상행정

수재민 속출할때 현장실태 파악할 상황관리관 파견 안해 몇몇 간부는 비상상황 속에 대책회의조차 참석하지 않아 민-관-군-경 공조체계도 가동되지 않는 등 총체적 부실 "안전전북 슬로건 헛구호…재난대책 전면 재검토 필요"

#문패# 전북도 행정사무감사



전북도가 지난 여름 물난리 때 보여준 폭우 대응책은 탁상행정에 가까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제때 제대로 대응했더라면 피해를 좀 더 줄였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정린 전북도의회 문화건설안전위원장(남원1)이 공개한 행정사무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28일부터 8월 11일 사이 남원과 순창 등 동부권을 강타한 폭우때 전북도는 재난지역에 ‘현장상황관리관’을 파견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현장상황관리관은 말그대로 재난상황 발생시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그 실태를 파악해 재난안전대책본부장(도지사)에게 신속히 보고하는 임무가 주어졌다. 하지만 전북도는 이 같은 조치를 안했다.

몇몇 간부급 공무원들은 비상상황 속에 그 대응책을 논의할 ‘상황판단회의’조차 불참했던 사실도 들통났다.

현행 조례상 비상 1단계가 발령되면 도민안전실장, 2단계는 행정부지사, 3단계는 도지사가 각각 상황판단회의를 주재하도록 규정됐다. 물난리 당시에는 비상 1~2단계가 모두 5차례나 발령됐었다.

따라서 도민안전실장, 또는 행정부지사가 상황판단회의를 각각 주재해야만 했다. 그러나 문제의 상황판단회의는 5차례 모두 주무부서 과장급 공무원이 주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게다가 민·관·군·경 공조체계도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비상 2단계가 발령되면 이른바 ‘지역재난관리책임기관’ 소속 실무자들이 전북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파견돼 공동 대응하도록 규정됐지만 그 파견자는 단 1명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역재난관리책임기관은 기상청, 수자원공사, 전력공사, 공원관리공단, 35보병사단, 경찰청 등을 지칭한다.

그만큼 재난안전 대책은 허술했고 지방조례는 유명무실했던 셈이다.

문화건설안전위는 이를 문제삼아 16일 최훈 행정부지사에 대해 출석을 요구했다. 지난 10일에 이어 재차 그 대책을 따져묻겠다는 방침이다.

이 문건위원장은 “전북도는 5년 전 안전전북을 구현하겠다며 그 컨트롤타워인 도민안전실까지 신설해 큰 주목을 받아왔지만 정작 재난상황이 발생하자 제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그 존재 이유가 뭔지 되새겨봐야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면 관련 조례와 매뉴얼을 신속히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전면 재검토 필요성도 제기했다.

한편, 문제의 폭우 때 도내에선 모두 3명이 숨지고 2,163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

아울러 주택 990채가 파손되거나 침수됐고 축구장 9,618배 넓이(6,867㏊)에 이르는 농경지가 물에 잠기는 등 모두 1,379억 원대에 달하는 피해를 입었다.

피해는 섬진강댐 하류 제방이 붕괴된 남원을 비롯해 순창과 임실 등 동부권에 집중됐다. 앞서 동부권 주민들은 그 피해보상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해왔고 현재 정부는 그 진상조사를 벌이고 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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