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읍지역 동학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이 1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동학농민혁명사 왜곡을 문제삼아 전라도 천년사 폐기 처분을 촉구하고 있다.
<속보>전라도 정명 천년(2018년) 맞이 호남권 공동 기념사업인 ‘전라도 천년사’를 둘러싼 역사왜곡 논란이 친일사관에 기초한 집필 의혹을 넘어 동학농민혁명으로까지 비화됐다.
전북도의회 또한 뒤늦게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검증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나섰다.<본지 5월10일자 1면 보도>
임형진 동학학회장, 김봉승 동학농민혁명계승사업회 이사장, 심재식 동학농민혁명정읍유족회장, 김철모 고부관아복원추진위원장, 임승식(정읍1) 염영선(정읍2) 전북도의원, 고경윤 정읍시의회 의장 등 정읍지역 동학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18일 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문제의 전라도 천년사를 열람한 결과 동학농민혁명사를 왜곡한 부분이 적지않다는 사실을 파악했다”며 “문제의 책자는 즉각 폐기하고 집필진은 해촉해야 한다”고 주관기관인 전북도에 촉구했다.
이들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동학농민혁명에 불지핀 첫 농민봉기가 1894년 3월 전라도 무장(현 고창)을 비롯해 충청도 청산과 경상도 진주 등에서 일어난 것처럼 서술한 점이다.
동학단체장들은 “동학농민혁명은 1892년 겨울 탐관오리로 악명을 떨쳤던 조병갑 고부군수(현 정읍)가 만석보(정읍천-고부천 합류지)를 쌓고 물세까지 챙기는 것에 격분한 농민들이 당시 지도자인 전봉준과 함께 1894년 1월 봉기해 고부 관아를 점령한 사건에서 시작됐다는 게 역사적 사실임에도, 2개월 뒤에 일어난 무장봉기가 그 시초인 것처럼 서술한다거나, 관련 사료조차 없는 청산과 진주까지 봉기한 것처럼 쓴 것은 집필자의 사료 오독이 의심든다”고 주장했다.
이런 문제는 동학농민혁명사를 담은 근대1권 곳곳에서 제기됐다. 아울러 봉기자를 ‘민군’, 또는 ‘농민군’이란 단어로 혼용한 것도 문제 삼았다.
동학단체장들은 “민군이란 단어는 당시 농민군을 탄압하기 위해 관에서 동원한 ‘민보군’을 의미하는 것인만큼 동학농민혁명사를 서술할때 민군과 농민군을 혼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 대안으론 “주된 봉기자인 농민군이란 단어로 통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명백한 역사 왜곡으로 오염된 전라도 천년사를 발간하는 것은 혁명에 참여한 동학농민군을 모욕하는 것이자 그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과 같다”며 “문제의 천년사는 폐기 처분하고 집필진은 해촉하는 게 마땅하다”고 거듭 목소릴 높였다.
한편, 이들의 기자회견장을 깜짝 방문한 국주영은 전북도의회 의장은 곳곳에서 터져나온 역사왜곡 논란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국주 의장은 “그동안 각계 전문가와 학자들이 집필한다고 하니 별다른 문제가 있게냐 했지만 최근 여러 단체에서 들려오는 얘기들은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가로 연장된 공람기간이 만료되면 곧바로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히 검증하는 방안을 전북도에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모두 34권(1만3,559쪽)으로 구성된 전라도 천년사는 지난해 11월 집필 완료 후 역사왜곡 논란이 불거진데 이어 최근 2주간 그 공람이 진행되면서 급속히 확산돼 파문에 휩싸였다.
논란의 핵심은 일제식민사관에 기초한 역사왜곡 문제로 압축된 분위기다. ‘일본서기’의 임나일본부설을 여기 저기서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호남 일대가 수백년간 야마토 정권의 지배를 받아온 것처럼 기술한 점 등이 대표적이다.
호남권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 등 정치권까지 줄줄이 비판하고 나설 정도다.
덩달아 전주에서 예정된 그 봉정식은 전격 백지화 됐고 간행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공람기간 또한 올 7월 9일까지 2개월 연장됐다.
/글·사진=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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