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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1명도 안 낳는 시대, 다둥이 가족을 만나다

-전형욱·임채원 부부 행복한 4남매
-다둥이 가족 손 많이 간다?...“선입견 두려워 마세요”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01월 01일 16시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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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된 관심사는 교육...“아이들이 행복한 교육환경 마련돼야”

△ 한국의 적은 저출산...지방소멸 현재 진행 중

2024년 청룡의 해에 접어들었지만 연말연시를 장식한 것은 인구감소라는 싸늘한 소식이었다. 통계청으로부터 출산율 0.7명대가 붕괴해 0.6명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CNN은 저출산에 따른 국방력 악화를 주목하며 한국의 새로운 적이라고 표현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국가적 중대사로 자리 잡았다. 전북도의 경우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문제는 심각하다. 전북 인구는 매년 큰 감소세를 보이며, 좋은정치시민넷의 ‘지방소멸 위험지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북 시‧군 93%는 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아이 1명도 낳지 않는 시대에 인구감소를 막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새전북신문은 새해를 맞이해 자녀를 여럿 낳은 다둥이 가족을 만나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아이 좋아하던 두 사람, “형제자매, 자녀에 최고의 선물”

전형욱(43)‧임채원(40) 부부와 만난 것은 지난 28일 오후 7시께, 전주 한 교회 인근 작은 도서관이었다. 이들 부부는 장남 전현수(13)군, 차남 준수(11)군, 장녀 은수(6)양, 막내 이수(3)양까지 4남매를 둔 다둥이 가족이다. 도서관을 찾아 신이 난 4남매가 각각 한마디를 더하자 순식간에 왁자지껄한 분위기로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4남매를 둔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이지만 원래부터 아이를 좋아했던 부부는 일찍부터 “최소 셋은 낳자”고 다짐했다. 전형욱씨는 아이를 좋아해 유아교육 직종에 종사할 정도였고, 임채원씨 또한 마찬가지였기에 이 다짐은 4남매라는 다둥이 가족으로 결실을 맺었다.

자녀들로부터 오는 기쁨은 항시 느끼지만, 형제자매가 함께 어울려 노는 순간을 지켜볼 때는 특히 크다. 장남과 차남에게 여동생을, 장녀 은수 양에게 막내 여동생을 마련해준 것은 가장 큰 선물이다.

남동생만 있었던 임씨에게 자매의 존재는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임씨는 “자매가 함께 소꿉놀이나 상황극을 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 있다”며 “지금은 깨닫지 못했을 수 있지만, 오빠나 형, 언니나 여동생이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굉장한 축복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부부는 다둥이 가족일수록 아이들에게 손이 많이 갈 것이라는 인식은 선입견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이가 커가면서 서로를 챙겨주며 사회성과 자립심을 키워나간다는 것. 임씨는 “하나부터 열까지 부모가 직접 챙겨야 하는 한 자녀에 비해 형제자매가 서로를 챙기는 다둥이 가족이 어쩌면 손이 덜 갈 수 있다”며 “형제자매가 있음으로써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 보상받으러 낳은 건 아니지만...추켜세우기는 이제 ‘그만’

“애국자네, 애국자야” 부부의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많이 들은 소리, 바로 애국자라는 추켜세우기다. 하지만 다둥이 가족으로 받은 혜택은 손에 꼽는다. 혜택을 묻는 질문에 부부 모두 고개를 갸웃거렸다. 셋째나 넷째를 낳아 더 혜택을 보지는 않았다는 답이다.

보상을 받기 위해 아이를 낳은 건 아니지만 양육에 어려움을 겪은 일은 아쉬움이 남는다. 단순히 추켜세우기에 그치지 않고 아이를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다.

부부가 특히 힘들었던 부분은 직장과 관련돼서다. 맞벌이 부부이기에 아이가 아프면 겪는 고충은 생각보다 컸다. 직장인 부부를 위한 돌봄 공간을 찾기 어렵고, 찾더라도 접근성이 떨어졌다. 돌봄 부담을 줄일 사회적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아이가 아파서 오늘 쉬겠습니다라고 딱 잘라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죠”

임씨는 “몇몇 기업은 여전히 아이를 낳거나 아이로 인해 쉬는 것에 눈치를 많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육아로 승진‧인사에서 나쁜 영향을 받을까 불안을 느끼는 부모가 많다”며 “이런 걱정이 들지 않도록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아이 양육 포인트 ‘독서’와 ‘자연’...아이가 행복한 교육환경 이뤄져야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부부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교육환경이다. 양육 포인트는 ‘독서’와 ‘자연’으로, 이날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서관으로 들어서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책부터 집어 들었다.

평소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부부는 도서관을 지루하고 따분한 곳이 아니라 재미있는 곳이라고 인식시키고자 노력을 기울였다. 도서관을 찾았을 때 좋아하는 음식을 해주거나 숲 놀이터와 연계해 체육활동을 했다.

자연 속에서 여러 체험을 해보는 것 또한 부부가 신경 쓴 부분이다. 이를 위해 현수군은 진안에서, 준수군은 소양에서 초등학교를 다니고 있다. 시골로 학교를 다니며 자녀는 자연을 마음껏 느끼고 자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생각이다.

‘독서’와 ‘자연’이라는 포인트 아래 자녀들은 씩씩하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부부는 최근 초등학교 중간‧기말고사를 두고 걱정이 많다. 사라졌던 중간‧기말고사가 10년 만에 총괄평가라는 이름으로 시행될 전망이기 때문.

임씨는 “자신조차 시험 성적을 신경 쓰게 될 것 같다”며 “아이들이 얼마나 더 힘들어질까 걱정이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하고 거기에서 행복감을 느껴야 한다”며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환경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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