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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아침]총선독법(總選讀法)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4월 07일 14시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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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거 본 투표일(4.10)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언론이나 여론조사기관에서 각 지역별, 정당 후보들의 경합지역을 격전지라는 낙동강벨트, 한강벨트, 반도체벨트 등 신조어가 생겨났다. 이러한 신조어는 기존의 지역구도가 크게 흔들거리고 있다는 심상치않은 시그널이기도 하다. 전국 254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을 선출하는 총선이지만, 기존 지역 민심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반응이 여론조사에서 수치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전 여러 차례의 총선과 대선의 구도를 살펴보면, 수십년간 고착화된 지역선거의 구도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이번 22대 총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경상남북도와 강원도, 충청북도 등 내륙산간지역에서 열세이거나 고전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후보들은 전북, 전남지역에서는 아예 기를 펴지 못하거나 고전하고 있다. 왜 이러한 선거 양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이러한 선거의 지역 구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 것인가.

기본적으로 한국 선거의 지역 구도는 경도 127도를 기준으로 동서(東西)의 색깔 구도가 확연하게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의 파란색과 국민의 힘의 빨강색이 동서로 양분하는 구도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여러 차례의 총선과 대선의 선거 구도에서 한반도의 서쪽은 파란색, 동쪽은 빨강색의 구도가 항상 선거 결과의 구도로 귀착되어 왔다. 이러한 지역선거의 구도에는 각 지역 주민들의 정치적 성향과 정서 및 심성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사람들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업방식과 생활양식에 따라 정서와 심성과 의식이 다르게 형성되고, 그러한 생활관념은 문화와 성향으로 표출된다. 곧 생활관념은 자연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 한반도 내륙 산간지대를 관통하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영동, 영서, 영남이라는 지명이 쓰여지고, 백두대간의 서쪽 지역은 호서, 호남이라는 지명이 쓰여지고 있다. 영(嶺)은 산간지대를, 호(湖)는 평야지대를 상징한다. 한반도 자연환경의 구도는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동고서저(東高西低)의 구도가 뚜렷하다. 이러한 자연환경에서 살아오는 사람들은 생업방식과 생활양식에 따라 지역 정서와 의식과 문화가 다를 수 밖에 없다.

편의상 호남과 영남의 문화환경과 지역정서, 지역문화 몇 가지를 대비시켜 보자. 영남 내륙산간지대는 지리적 여건상 산간 계곡에는 혈연 중심의 동성촌들이 조성되고, 가문의 전통과 인물을 중시하는 보수적 성향을 보여준다. 반면에 호남평야지대에는 들판이 넓어 지연 중심의 각성촌들이 조성되고, 공동체의 전통과 개인 능력을 중시하는 개방적 성향을 보여준다. 영남지역에는 신라시대 골품제의 전통에 따라 신분 차별과 폐쇄적 위계질서가 강하고 풍자문화의 상징인 가면극(탈춤)이 발달하였다. 반면에 호남지역에는 마한백제시대부터 농업용수인 저수지를 만들고, 평등한 농민들은 들판에서 상부상조하면서 벼농사지으며, 흥겨운 농악과 들소리문화를 발달시켰다.

영남유학에서는 서원의 발달과 문벌을 중시하면서 전통적 가문의 계세의식에 기반하여 변화를 거부하는 수구(守舊) 의식이 강하다. 반면에 호남에서는 농민들의 삶을 개혁하려는 호남실학이 발달하였으며, 개인의 주체적 성향과 혁신적 의식이 강하다. 불교에서도 영남지역은 대형사찰을 중심으로 화엄불교가 발달하였다면, 호남지역은 미륵불교가 발달하였다. 호남미륵신앙의 중심은 익산 미륵사, 김제 금산사, 고창 도솔사이다. 호남미륵신앙은 농민구제를 목표로 두고 마을미륵신앙이 발달하였다. 이러한 미륵신앙의 기반위에 조선후기 동학사상이 농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동학농민혁명의 기폭지가 되었다. 최제우가 경주에서 창도한 동학이 호남평야 농민들에게 널리 확산된 반면에, 영남사림들은 동학이 혹세무민한다는 죄목을 걸어 최제우를 처형하였다.

이처럼 호남과 영남의 정서와 문화 차이는 확연하게 다르다. 이번 총선에서 영남지역 낙동강벨트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상승세로 디비졌다고 연일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낙동강 하구에는 김해평야가 조성되어 있고, 바닷가의 열린 개방성과 통도사, 범어사 등 대형사찰의 불심(佛心)이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부산권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사찰에서 부처님에게 참배하듯이, 거리의 불제자들에게 큰절올리는 선거운동을 선점한 것이 주효하였던 듯 하다. 부산권은 불심의 강세지역이다.

일반적으로 영남지역은 보수적, 수구적, 위계적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성향은 전통적인 질서와 생활관념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정서와 문화의 축적이 정치적으로 표출되는 것이며, 반대로 호남지역은 혁신적, 개혁적, 민주적 성향이 강하다. 이러한 성향은 기존의 낡은 질서와 제도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꾸려는 성향이 표심에 잠재되어 있다. 이러한 지역적인 정서와 성향은 하루 아침에 바뀌지 않고 앞으로도 총선과 대선에서 표심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송화섭(전 중앙대 교수, 호남문화콘텐츠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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