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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노리]노키아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05월 26일 14시15분

피처폰 시대 절대 강자는 핀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기업 노키아였다. 안테나가 없는 휴대폰을 개발해 1998년 모토로라를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후, 최초의 스마트폰인 1세대 아이폰이 출시된지 4년이 지난 2011년까지 무려 13년간 휴대전화 세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노키아는 역사가 깊은 회사이다. 1865년에 제지회사로 출발했다. 그 후 고무가 주목을 받자 업종을 바꾼다. 타이어와 고무장갑을 만드는 회사로 변신이다. 이때 노키아라는 사명을 쓰기 시작했다. 공장이 위치한 마을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러다 케이블을 생산하면서 전환점을 맞는다. 통신업과 연결된 전자회사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업종을 바꾸면서 고무회사는 분리가 됐지만 지금도 노키아 브랜드의 타이어를 장착한 자동차를 북유럽에서 가끔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노키아가 만든 고무장화나 장갑도 핀란드에서 인기가 높다. 이런 브랜드의 힘은 회사의 투명성과 도덕성에 있다. 탈세를 안 하는 기업으로 노키아의 명성은 높다.

2000년 출시된 노키아의 베스트셀러 3310은 세계 어디를 가도 발에 차일 정도로 많이 팔렸다. 노키아가 핀란드를 먹여 살린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 당시 밖에서 비치는 투명유리 사옥도 화제를 모았다. ‘모두가 지켜보고 있으니 똑바로 하겠다’는 의도를 건물에 담았다고 한다.

제지에서 고무로, 고무에서 통신과 전자로 혁신을 거듭하며 성장해온 노키아는 그러나 스마트폰에 대처하지 못해 혁신의 제물이 되었다. 역설적으로 노키아는 스마트폰도 제일 먼저 개발했다. 그러나 기존 피처폰 계열 직원들이 반발에 부딪혀 출시를 못 했다. 당시 막대한 이익을 피처폰이 내고 있었으니 스마트폰 개발자들의 소리는 묻혔다.

미래를 지향하는 스마트폰은 기득권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 마치 미국의 코닥사가 디지털카메라를 먼저 개발하고도 필름 계열사 직원들의 반대로 출시를 못 하다가 후발 주자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된 길과 다르지 않다. 결과는 비참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시장에서 힘을 잃었다.

한때 휴대폰 시장 50%를 오르내리던 점유율은 급락하고, 영업이익은 아예 반에 반토막이 났다. 소비자들은 노키아의 휴대폰을 더 이상 찾지 않았다. 무겁고 견고한 피처폰보다, 날렵하고 화려하면서도 똑똑한 스마트폰에 열광했다. 애플이 뜨고, 삼성이 떴다. 그런 만큼 노키아는 침몰했다.

2013년 휴대전화 사업을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넘겼다. MS의 윈도우폰 역시 시장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2016년 노키아 전 직원들이 설립한 HMD에 사업권을 다시 넘겼다. HMD가 최근 노키아 브랜드의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유럽 반도체 주도를 지향하는 유럽칩법으로 EU로부터 막대한 투자를 받았기에 가능했다. 돌고 돌아온 노키아의 스마트폰이 옛 명성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판용(시인·전북대 특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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