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장마철도 물난리 걱정…잇단 경고음

-전주천 만경강 등 홍수 방어력 부족 -도시 침수 예방사업 공모도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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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본격화된 가운데 23일 빗방울이 오락가락 한 전주시 효자동 전북자치도청 앞 삼천 모습. 도내 최대 인구 밀집지이자 주요 공공기관까지 집적화된 삼천의 경우 주요 구간 홍수방어 등급이 최상위인 A등급, 즉 200~500년 빈도의 강우량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하도록 됐지만 현재는 고작 50년 빈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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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사의 비상소집 명령조차 콧방귀

올 장마철도 주먹구구에 가까운 정부와 지자체의 수방 대책 탓에 비 피해는 적지않을 것 같다는 경고음이 잇따라 터져나와 주목된다.

23일 감사원에 따르면 장마철을 맞아 ‘하천 범람에 따른 지하공간 침수 대비실태’를 감사한 결과 전주천, 삼천, 만경강 등 전북지역 주요 하천은 홍수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감사는 재작년 9월 한 아파트 주민 8명의 목숨을 앗아간 경북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 지난해 7월 모두 14명이 숨진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 연이은 호우 참사를 계기로 하천 범람 대비책, 특히 도시를 관통하는 하천을 중심으로 홍수 대비책을 집중 점검했다.

감사결과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8년 12월 하천 구간별로 홍수방어 등급, 즉 강우량 설계빈도를 차등 적용하도록 한 새로운 하천설계 기준, 이 가운데 도시나 산업단지 주변은 대폭 강화한 하천설계 기준 개정안을 내놨지만 일선에선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전체 4개(A~D) 등급 중 인구나 자산 밀집지역, 또는 산업단지나 국가기간시설 등을 낀 하천은 최상위인 A등급, 즉 200~500년 빈도의 강우량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설계하도록 했지만, 전주시내를 관통하는 전주천과 삼천은 A등급 구간조차 겨우 50~100년 빈도 안팎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중에서도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줄지어선 도내 최대 인구 밀집지이자 도청, 도교육청, 경찰청 등 주요 공공기관까지 집적화된 삼천은 고작 50년 빈도에 불과했다.

완주, 익산, 군산, 김제 등 4개 시·군을 가로지른 만경강 또한 A등급 구간이 100년 빈도로 설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감사에서 도내 조사대상은 모두 4개 하천, 이중 문제의 하천설계 개정안이 적용된 사례는 남원시내를 통과하는 요천 단 1개에 불과했다.

단, 남원 요천 또한 A등급에 걸맞게 200년 빈도로 설계된 것은 맞지만 이는 애당초 그 관리청이 기획했다기 보다는 어쩌다보니 ‘우연히’ 새로운 기준안에 맞아떨어진 사례였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그만큼 도내 주요 하천 홍수 대비책은 허술하다는 진단이다.

주 요인은 새로운 하천설계 기준만 정한 채 세부기준은 마련하지 않은 국토교통부, 이런 문제를 알고서도 일선 하천관리청이 신·구 기준안 중 하나를 임의로 선택하도록 한 환경부, 새 기준안을 적용하면 업무 부담이 늘고 예산도 증액해야한다는 이유로 이를 기피한 관할 지자체 등의 안전불감증이 지목됐다.

감사원은 “관련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그 이유가 무엇인지 설문조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가 확인됐다”며 “환경부에 그 보완책 마련을 주문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사한 문제는 최근 폐회한 전북자치도의회 6월 정례회에서도 제기됐다.

전국적 관심사이자 개소당 평균 200억~300억 원이 걸린 환경부 주관 도시 침수 예방용 하수관로 정비와 빗물 펌프장 건설 등 하수도 중점관리지역 정비사업 공모에 무관심한 도내 지자체들이 도마에 올랐다.

이명연(전주10·문화건설안전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첫 공모이래 지금까지 그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된 사업지는 모두 194곳에 달했지만 이중 도내 지자체들이 따낸 것은 전국에서 가장 적은 단 4곳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가 추진하는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은 지구로 지정되더라도 예산이 부족하다며 방치하고, 환경부가 추진하는 하수도 중점관리지역 정비사업은 아예 신청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특단의 대책을 촉구했다.

심지어 도내 지자체를 비롯해 경찰, 기상청, 수자원공사, 농어촌공사 등 재난관리 책임기관들은 도지사의 비상소집 명령조차 나몰라라 할 정도로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북자치도 감사위원회가 지난 3월 내놓은 재난안전분야 특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 가운데 도청의 경우 지난해 가을철 비상 1, 2, 3단계에서 모두 40회 응소실태를 점검한 결과 무려 145개 부서가 응소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주시, 군산시, 익산시 등 7개 시·군 또한 동기간 모두 41회 그 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127개에 달하는 미응소 부서가 쏟아졌다. 즉, 위기 상황시 비상소집 명령조차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감사위는 이를 문제삼아 “정당한 사유없이 비상근무 소집명령에 응소하지 않는 근무자는 위법성, 피해발생 정도, 고의성, 효과성, 형평성 등 비위의 정도에 따라 재난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징계 등과 같은 처분이 가능하도록 기준을 마련할 것”을 강력 주문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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