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에 ‘곤쟁이 주고 잉어 낚는다'고 한다. 적은 자본을 들여 큰 이익을 본다는 뜻하는 말이다. 왕새우(大蝦) : 서해에서 난다. 평안도에서 나는 새우 알로 젓을 담그면 매우 좋다. 곤쟁이새우(紫蝦) : 서해에서 난다. 옹강(瓮康)의 것은 짜고, 통인(通仁)의 것은 달고, 호서(湖西)의 것은 매우면서 크다. 의주(義州)에서 나는 것은 가늘고 달다. 도하(桃蝦) : 부안(扶安)과 옥구(沃溝) 등지에서 난다. 색이 복숭아꽃 같은데 맛이 매우 좋다. 모두 서해다. 왕새우도 있고, 곤쟁이새우, 도하 등도 기록되어 있다.
새우는 별나다.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 식용으로 사용한다. 다양하게, 널리 사용하는데 정작 대단한 레시피는 없다. 서양의 경우 굽고, 찌고, 삶고, 소스로 볶는 정도다. 우리는 조금 다르다. 다양한 새우 요리법에 삭힌 발효를 하나 더 더한다. 아직도 ‘마포 새우젓 장사’라는 표현이 남아 있다. 진상품 관련 근거로 쌀새우[白蝦], 새우[蝦], 말린새우(乾大蝦)는 경기도(강화도호부, 교동현, 남양도호부, 안산군, 인천도호부, 통진현, 풍덕군) 전라도(영암군, 함평현, 무장현, 부안현), 황해도(연안도호부) 등에서 대전, 왕대비전, 혜경궁, 중궁전, 세자궁에 진상하였다는 기록이 신증동국여지승람, 여지도서, 춘관통고, 공선정례에 기록되어 있다. 새우는 백하(白蝦), 미하(米蝦), 자하(紫蝦), 세하(細蝦), 대하(大蝦), 도하(桃蝦) 등으로 나눠 불렀다. ‘백하(白蝦)’는 색깔이 희다고 붙인 이름이다. 다른 이름은 ‘미하(米蝦)’다. 쌀새우 혹은 마치 쌀 같이 뽀얀 새우라는 뜻이다. 복숭아의 빛깔이라고 도하(桃蝦), 가늘다고 세하(細蝦)라고 불렀다. 이중 백하, 도화, 자하는 색깔로 새우를 가른 것이다. 가히 낭만적이다.
가을이 되면 젓갈에 맛이 든다. 뜨거운 여름을 견디며 숙성된 맛이다. 그대로 밥상에 올려도 좋고, 무와 채소와 버무려서 먹기도 한다. 어느 쪽이든 밥도둑이다. 곤쟁이는 길이가 1센티미터 남짓 되는 아주 작은 곤쟁잇과 갑각류다. 고문헌에는 곤쟁이젓을 자하해, 감동해, 세하해라 했다. 부안의 작당마을, 왕포마을, 계화도 어민들은 7월 하순부터 8월 말까지, 늦으면 9월 초순까지 '세하'를 잡는다. 돼지 삶은 고기 혹은 머리고기를 먹을 때 함께 먹는 새우젓, 그것이 '세하젓'이다. 그것이 요즘에 잡히는 것이다. 새만금사업이 시작되기 전, 뭘 잡는지 몰라 어민들에게 물어보니 ‘쌀새우’라고 했다. 세하(細蝦)젓은 고창 구시포에서 나는 가는 새우에 소금을 넣어 담근 젓갈을 말한다. 고창 지역에서 4~6월에 어획, 수작업으로만 담그는 아주 귀한 젓갈로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아도 감칠맛과 영양이 뛰어나 일명 ‘감동젓’ㅇ로 불린다.
고창은 서해안 간석지에서 생산되는 많은 양의 천일염을 이용, 상하기 쉬운 음식물을 장기간 보관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소금에 절여 젓갈을 담그는 방법이 발달했다. ‘대부분 화식(火食)하지 않는다’는 백제에 대한 기록으로 미루어 젓갈, 염장 생선, 야채 소금 절임, 어포, 육포 등의 냉식류(冷食類)를 즐겨 먹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만큼 고창 지역이 속해 있던 백제 사회가 발효 음식을 즐겨 먹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도 부안과 고창으로 발길을 옮기면 곤쟁이를 잡으러 가는 어민을 만 날 수 있다. 곤쟁이젓으로 뚝딱 밥 한 그릇을 비우고 한 그릇을 더했다./이종근(문화교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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