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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의 창]기념일의 주인공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1월 21일 14시20분

기념일이 점점 다양해지고 상업주의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소비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돈으로 증명하는 기념일이 많아질수록 감사와 애정은 역시 현금과 현물이 최선이라는 소비의 방정식이 만들어질 수 있기에 기념일에 대한 깊은 생각도 필요한 시점이다.

개인의 생일부터 가족의 여행일, 각 지역의 축제와 국가의 기념일 등 기념하는 날을 확장하고자 하면 끝이 없을 것 같다. 먼저 매일 접하여 친밀한 각 요일의 기원은 천문학적 관찰과 고대 문명의 종교적, 문화적 관습에서 비롯되었으며 현대적 요일 시스템은 주로 바빌로니아, 로마, 그리고 기독교적 전통의 영향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 7일 주기는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인 바빌로니아인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관측할 수 있는 일곱 개의 주요 천체인 태양, 달, 화성, 수성, 목성, 금성, 토성을 신성하게 여겼으며 각 천체에 하루를 할당했다. 이러한 체계는 그들의 종교적 의식과 카렌다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히브리 전통에서는 성경 창세기에서 창조주가 6일 동안 세상을 창조하고 7일째에 안식했다는 서사가 7일 주기의 근거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으며 이는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에 영향을 미쳤다. 요일의 이름은 주로 로마 제국의 관습과 신화에서 유래했으며 게르만 문화에서 그 유래를 발견할 수 있는데 이들 역시 천체와 연관성이 높다. 태양의 날(Sunday)은 태양(Sol) 숭배, 달의 날(Monday)은 Moon의 날로 인식하면 될 것 같고, 화요일(Tuesday)은 게르만 문화권에서는 티르(Týr)로 북유럽 전쟁 신에서 유래한 것 같으며 수요일(Wednesday)은 게르만 문화권에서는 오딘(Woden)과 연결, 목요일(Thursday)은 게르만 문화권에서는 토르(Thor)와 연결되고 금요일(Friday)은 게르만 문화권에서는 프리그(Frigg) 또는 프레야(Freyja)와 관련지어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토요일(Saturday)은 로마 신 사투르누스(Saturn)의 날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다. 한국의 요일 명칭은 과거 중국을 통해 전해진 한자와 천문학적 전통에 기반하여 요일은 오행(五行:목, 화, 토, 금, 수)과 태양, 달을 조합하여 정해진 것이 분명할 것 같다. 달의 날, 불의 날, 물의 날, 나무의 날, 금의 날, 흙의 날, 해의 날로 다소 상징적이며 단순화된 현대의 요일 체계는 고대의 천문학적 전통과 종교적 관습의 영향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통일되었으며 일상적인 시간 관리와 달력 시스템의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각종 기념일에는 목적이 존재한다. 국가적 자부심, 공동체 의식, 환경 및 사회적 문제에 대한 인식 제고 등 다양한 목적을 갖게 된다. 기념일을 통해 개인과 사회는 특정 가치와 사건을 되새기고 사회적 연대감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기념일이 생길 때마다 특정 상품의 구매를 기념일을 통해 즐거움을 누리되 그 본래 의미와 가치를 잊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기념일에 대한 무리한 소비는 개인의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기념일의 본래 의도인 감사와 사랑의 표현보다는 물질적 가치를 중시하게 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겠다.

기념일은 특색과 흥미가 강화되는 모습으로 출현될 것이 분명하다. 이에 눈높이를 맞춰 자신 만의 기념일 또는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의 기념일은 소소한 즐거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취향에 맞는 기호식품의 날이나 반려동물의 날, 수학에서 상수 3.14가 생각나는 파이(π)의 날, 적도와 북극 또는 남극의 날, 흡연의 날보다 금연의 날 또는 금주의 날을 매일 기념하는 것도 큰 성과일 수 있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자신만의 또는 가족 간의 화합의 날, 그리고 신앙, 사회, 문화, 예술, 건강, 습관 등에 필요한 기념일은 반드시 필요한 기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사유해 본다. 어찌보면 주어진 매일 매일은 소중하여 놓치지 않아야 할 기념일이지 않을까? 현재도 숨을 쉬고 있다는 현실 속에서 공기에 감사하며 주위와 환경없이 존재하는 생명이 없듯이 무한한 기념일을 예찬해 본다.

/배문철(시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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