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바다가 쓰레기통이냐…배터리 폐수 방류 안돼"

-새만금 이차전지 특구 가동 임박, 고농도 황산염 처리대책은 답보
-공장 가동 전 공공폐수처리장 만들고 명확한 방류 기준도 세워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4년 11월 26일 16시30분

새만금개발청을 에워싼 도내 어민들의 고농도 황산염 해양방류 반대 현수막./정성학 기자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즉 배터리 소재를 생산할 화학공장 집적화단지 가동이 임박했지만 고농도 황산염이 포함된 그 폐수를 처리할 대책은 여전히 명확치 않아 논란이다.

전북건강과생명을지키는사람들,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도내 10여개 단체는 26일 공동 성명을 내고 “국회와 전북자치도의회에 제출된 2025년도 국가예산안과 지방예산안을 모두 살펴본 결과 해양 오염을 우려한 어업계와 시민사회가 줄기차게 요구해온 고농도 황산염을 처리할 수 있는 공공하수처리장 설립비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환경부, 새만금개발청, 전북자치도는 그 위험성을 간과하고 있는 게 아닌지 묻지않을 수 없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논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지난해 7월 군산쪽 새만금 국가산단 일원에 지정된 뒤 한·중 배터리 기업을 중심으로 그 소재 생산공장 집적화가 불붙은 상태다. 현재 공장을 건설중이거나 건설예정인 기업은 모두 24개사, 이 가운데 고농도 황산염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사업장은 6~7개사, 그 배출량은 오는 2029년 기준 연간 약 9만 톤에 이를 것 같다고 당국은 추정했다.

이들은 빠르면 내년부터 차례로 그 생산라인을 가동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군산은커녕 전북지역 어디에도 고농도 황산염을 처리할 수 있는 공공하수처리장은 없다는 점이다.

이렇다보니 정부는 고농도 황산염의 경우 이차전지 특화단지 입주사들이 스스로 법적 기준에 충족하도록 직접 처리해 바다에 방류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 처리수를 방류할 공동관로 구축사업비 255억여 원도 새해 국가예산안에 세워둔 것으로 확인됐다.

오폐수는 대부분 국가가 관리하는 공공하수처리장에서 처리한 후 방류하는 일반 사업장들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덩달아 배터리 기업들이 고농도 황산염을 제대로 처리할 것인지, 즉 ‘고양이한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커지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은 “정부와 지자체 모두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 개발로 미래산업 기반이 마련되고 일자리가 확대된다며 떠들썩하게 홍보하고 있지만, 정작 그 폐수 처리문제에 대해선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해 생존권이 걸린 어민들과 건강권을 걱정하는 시민들의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며 “즉각 고농도 황산염을 처리할 수 있는 공공하수처리장을 설립하고 그 방류기준 또한 보다 명확히 수립해 도민들에게 제시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폐수처리 대책은 반드시 배터리 공장들이 가동하기 전에 마무리 지어야 한다”며 “그렇지 못한다면 심각한 환경문제를 초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새만금개발청은 27일 전북자치도, 군산시, 어촌계협의회, 수협 등으로 구성된 상생협의회를 열어 정부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폐수처리 방안을 설명하고 협조도 구할 계획이다.

전북자치도측은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고농도 황산염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공공시설을 설립하려면 정부나 지자체 모두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막대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돼 사실상 실행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라며 “정부는 그 대안으로 황산염을 자체 처리할 사업장들의 모니터링과 관리방안을 집중 검토중이고 경제성을 갖춘 그 처리기술을 새로 개발할 연구개발사업도 곧 착수할 것 같다”고 전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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