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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취약 전통시장, 지능형 출동시스템으로 `만반'

전통시장 화재 3년간 전국 177건…33억9,000만원 피해
복잡한 시장 구조 매핑, 소방출동 효율성 극대화

기사 작성: 김상훈 - 2024년 12월 03일 16시11분

“소방차가 도착해도 ‘어느 점포냐’고 찾는 데 시간이 걸리곤 합니다. 골목마다 비슷비슷한 가게들 때문에 바로 진입하기 어렵죠”

화재, 구급 출동에 취약한 전통시장이 지능형 출동시스템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전통시장 화재는 단순한 사고를 넘어 상인들에게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매년 반복되는 전통시장 화재는 밀집된 점포와 복잡한 구조, 노후 설비라는 특성 탓에 초기에 진압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번질 위험이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최근 3년간 전국 전통시장에서 177건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33억9,000만원 상당 재산 피해가 발생했고, 부상자도 13명에 이르렀다.

전북에서는 지난달 24일 진안 고원시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열선 보온재 일부가 타며 발생한 이 화재는 1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초기 진화가 늦었다면 피해는 훨씬 커졌을 가능성이 크다.

더 큰 사례로는 올해 초 충남 서천특화시장 화재가 있다. 지난 1월 시장 내 점포 227곳과 차량 14대가 전소되면서 상인들의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샌드위치 패널 구조와 점포 밀집 탓에 불길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소방본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협력, 전국 최초로 지능형 출동시스템을 도입한다.

이 시스템은 시장 내부의 점포 위치를 소방 출동용 전자지도에 표시해, 소방차가 정확히 어느 지점으로 가야 하는지 신속히 안내한다. 기존의 ‘시장 어디쯤’이라는 막연한 정보 대신, ‘A동 B점포’처럼 구체적인 위치를 제공해 현장 도착 즉시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전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시장 내부까지 점포별 위치를 정확히 매핑해 내비게이션처럼 활용할 수 있다”며 “화재뿐만 아니라 구조나 구급 상황에서도 대응 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전북소방은 이번 시범사업과 더불어 화재 예방을 위한 다양한 조치도 병행하고 있다. 전통시장 합동점검 시 소방분야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점검 결과에 따라 필요한 보완 조치를 사후관리한다. 경제적 어려움으로 소방시설 개선이 어려운 점포에는 소화기 등 소방용품을 지원해 안전환경을 강화한다.

이번 시범사업 대상 시장은 소진공과 협의해 선정할 예정이다. 시스템 구축은 내년도 상반기까지 완료될 예정이며,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활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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