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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2월 09일 14시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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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온 국민이 새벽잠을 설치며 걱정을 할 일이 생겼다. 대통령이 아득한 옛날 군부독재 시절에 있었던 비상계엄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적이 쳐들어 와 국가가 풍전등화의 상황도 아니요, 내란이 일어나 나라가 혼란스러웠던 것도 아니었다. 여야가 정쟁은 있었지만, 국민은 그저 평범한 저녁을 보내고 있었고 갑자기 대통령 담화로 뉴스 특보가 나오면서 시작된 일이다. 다행히 긴급으로 소집된 국회에서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결의안이 통과되어 그나마 안도의 가슴을 쓸어내릴 수 있었다. 여러 매체에서 전문가들이 많은 이야기를 하니 여기서는 그만하겠다.

그러나 반면교사를 삼는 옛이야기를 한 번 하겠다. 옛날 한 왕국이 이웃 나라와의 전쟁에서 큰 승리를 거두었다. 왕은 전쟁에 참여한 장수들과 신하들을 크게 치하하며 상을 내렸다. 그런데 전쟁에 참여했던 왕자가 왕을 찾아와 간청했다. "왕이시여 이번 전쟁에 소자도 참전하여 공을 세웠으니 바라건대 대장군의 직위를 내려 주시옵소서." 왕은 순간 고민했고 왕자가 전장에서 활약하기는 했지만 모든 군대를 이끄는 대장군의 직위를 받을 만한 큰 공을 세운 것은 아니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단번에 거부하면 왕자에게 상처를 줄까 걱정된 왕은 이렇게 말했다. "과인은 논공행상을 엄격하게 하는바, 왕자에게 대장군의 직위를 내릴 수 없다. 하지만 다른 신하들에게는 과인이 왕자에게 대장군의 지위를 내리려고 했는데 왕자가 그것을 거절했다고 말하겠다." 왕자는 영문을 알 수 없었고 자신의 간절한 부탁을 거절한 아버지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그리고 얼마 후 대장군의 직위를 거절한 왕자는 매우 공명정대하고 올바른 사람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지며 왕자의 주변에 훌륭한 인재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제야 왕의 의도를 눈치챈 왕자는 아버지의 지혜에 감탄했다. 여기에서 우리가 배우는 것은 ‘똑똑한 사람은 지금 걷기 위한 발밑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지만, 현명한 사람은 계속 발을 딛고 걸어갈 길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다.’라는 말이 있다. 당장 눈앞에 놓인 것을 움켜잡고 싶을 때 그것 뒤에 놓인 것이 무엇인지 살필 줄 아는 지혜가 있었으면 좋겠다.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을 이끄는 지도자라면 그런 현명하고 지혜로운 사람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다시금 갖게 만드는 상황이다. 그리스 헬레니즘 시대의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욕심을 채울 때가 아니라 비울 때 열린다.”라고 말했다. 진정으로 국민의 행복을 생각하는 지도자라면 본인이 한 말처럼 권력에 굴하지 않고 정의롭게 처리하겠다는 실천을 해야 하는 것이다. 과연 지금 우리의 지도자들이 그렇게 언행일치가 되고 있나 하는 물음에는 고개가 흔들어진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잘못된 생각으로 잘못된 지시를 내리면 그것에 대하여 고언을 할 수 있는 주변의 참모도 필요한 상황인데 지금의 우리 정부는 그런 사람도 없는 것 같다. 성경에 “너는 귀를 기울여 지혜 있는 자의 말씀을 들으며 내 지식에 마음을 둘지어다.”라는 구절이 있다. 사람은 무결점의 완벽함을 갖지 못하고 무언가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서로 도와 노력을 하여야 하는 이유이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력은 자신이 얻은 것이 아니라 국민이 위임한 국민의 것이다. 그것을 생각한다면 이번 사태에 대한 빠른 해명과 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쓴 책 『생각의 지도』에서 “인간의 지능은 유전이 아니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라고 되어있다. 반만년 역사의 대한민국은 항상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아온 것은 아니었다. 지리적인 요인으로 끝없는 외침과 안으로는 당파 간의 첨예한 대립으로 나라의 발전을 더디게 하고 주권을 빼앗기기도 하는 등, 혼란스럽기까지 했지만, 그럴 때마다 국민이 단합하여 슬기롭게 이겨내고 발전하기도 하였다. 아무쪼록 이번 사태도 그러리라고 기대해 본다. 결과를 아니까 하얀 마음에는 하얀 것만 보이고 어두운 마음에는 어두움만 보이는 그런 우를 범하지 않기를 간절하게 기도한다.

/전안균 (공학박사/전북소상공인연합회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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