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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미래]여의도 혁명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4년 12월 16일 18시26분

"대통령 윤석열 탄핵소추안은 총 투표수 300표 중 가(可) 204표, 부(否) 85표, 기권 3표, 무효 3표로서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계엄 선포 후 11일만에 내란 수괴 윤석열의 대통령 직무가 정지됐다. 다시 한국 민주주의가 부활하는 순간이었다. 헌법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책무를 다한 순간이었다. 눈물이 났다.

엄동설한에 수많은 시민들이 촛불과 응원봉을 들고 광장에 모였다. 광장의 힘이 원동력이 되었기에 가능했다. 표결하는 날, 제주도에서 올라왔다는 여학생 세 명은 "국회 담장에서 밤을 지샜다"고 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될 수 있었던 저력에는 시민들의 민주주의에 대한 사랑, 민주주의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어떤 정치학자는 이번 윤석열의 계엄 난동을 '광소극'이라고 부르고 있다.

국회가 해제요구권을 발동시키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비극이자 희극적인 사태 앞에 지금도 생각하면 심장이 두근거리고, 머리칼이 쭈뼛 서늘해진다. 한 줌도 안 되는 망상 쿠데타 세력들은 국민께 무릎꿇고 사죄해야 함에도 어정쩡하게 서성거리고만 있다.

내란의 순간, 윤석열 대통령이 계속해서 담화를 발표할 때 환율은 치솟고 코스피는 급락했다. 특히 국제적 신용평가기관 S&P·무디스·피치 3대 평가기관이 한국 경제에 대해서 경고를 보냈다. 시간이 가며 국민들도 시시각각 느껴오는 날씨보다 추운 경제, 민생 속에서 초점은 리스크의 원인제거, 윤석열의 탄핵에 모아졌다.

지금 우리 국민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비상계엄에서 여야가 함께 해제를 의결함으로서 절차적 민주주의가 돌아가고 있다는 걸 전세계에 알리고, 아무리 대통령이라도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위반했을 때 열흘 내에 민주적으로 직무를 정지시켰다는 것을 알렸다. 대통령이 허물어트린 국격을 지켜주신 국민이다. 국회에 들어오려는 군용 장갑차를 인간띠로 막아주신 국민이다.

우리는 2017 광장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2017년 박근혜 탄핵 당시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잘 융합하지 못했다. 오히려 정치권이 광장의 역동성에 따라가기 급급했고, 박근혜 탄핵 이후 정치권은 광장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탄핵 이후 막중한 과제가 놓여 있다. 연합과 연대의 원칙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정치는 시민사회와의 연대를 유지하면서 광장의 에너지를 반드시 제도 개혁으로 수렴해야 한다. 8년 전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말고, 광장의 반짝이는 응원봉과 촛불을 ‘여의도 혁명’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또 지금 미국 트럼프 대통령 취임까지 30여일 남아 있다. 경제비상과 함께 외교안보 비상상황에서 의원외교를 가동해야 한다. 트럼프 인수위, 상원 하원, 싱크탱크, 언론과 소통해 외교안보 정세를 안정화하고 국격과 국익을 회복시키는데 전력을 다해야 한다.

한강 작가 노벨상 강연의 한 대목을 떠올린다.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이고 고통스러운가, 동시에 세계는 이렇게 아름다운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분명 상처받았다. 하지만, 12월 4일 새벽 1시 2분, 국회가 계엄해제 결의안을 통과시켰을 때 전 세계는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보았다"고 표현했다. 그래도 국민들께 신뢰받지 못했던 국회가, 망가진 국격을 조금이나마 회복하고 국민께 보답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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