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사를 지어선 월 100만 원도 못버는데 부업하지 말라니 굶어죽으란 소리냐.”
도내 곳곳에서 농민들의 이 같은 아우성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N잡러’, 즉 여러가지 부업을 하는 농민이 쏟아지고 있는데 공익수당이나 직불금 등과 같은 농업분야 지원사업 기준은 여전히 15년 전에 설정한 농업외 소득 평균값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어 현실과의 괴리감이 크다는 비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북지역 농가소득은 전년대비 약 17% 증가한 평균 5,017만여 원을 기록했다. 도내 농가소득이 5,00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하지만 주업인 농업으로 벌어들인 농업소득은 고작 1,006만여원, 즉 월급으로 환산하면 약 84만 원에 불과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대비 40% 수준이다.
더욱이 전체 농가소득 중 농업소득 비중은 갈수록 적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실제로 그 비중은 2010년 약 43%를 보였지만 2020년 31%로 낮아졌고 지난해는 20%까지 뚝 떨어졌다.
반대로 자영업이나 근로 수입 등 농업외 소득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동기간 농업외 소득은 927만 원대에서 1,700만 원대로 2배 가까이 늘었고 그 비중 또한 29%대에서 34%대로 뛰었다.
사실상 도내 농민들은 농업 대신 부업을 중심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현상은 타 지방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조사결과 지난해 기준 전국 농가 중 겸업농가는 약 44%(43만5,372가구)에 달했다. 특히, 전북처럼 농업외 소득이 농업소득보다 더 많은 2종 겸업농가는 전체 33%(33만2,066가구)를 차지했다.
한마디로 농사만 지어선 먹고살기 힘든 시대가 됐다는 얘기다. 덩달아 농업외 소득 비중은 갈수록 확대될 것 같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농민공익수당, 농업농촌공익직불금, 양도소득세 감면 등과 같은 혜택을 받으려면 농업외 소득이 연 3,700만 원을 넘겨선 안된다. 그 제한 조건을 3,700만원 미만으로 묶어버린 탓이다.
문제의 제한 조건은 지난 2009년 첫 적용한 뒤 올해로 15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부업 없이는 생계유지가 곤란한 농민들 입장에선 답답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전북자치도의회는 이를 문제삼아 농업외 소득기준 상향 조정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도의회는 최근 정부부처에 전달한 건의안을 통해 “시대에 뒤떨어진 농업외 소득 기준이 지금도 농정 전반의 각종 정책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오히려 농업인들의 영농의지를 꺾는 결과를 낳고 있다”며 “문제의 농업외 소득 기준은 겸업을 할 수밖에 없는 농업인들의 현실과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반드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표 발의자인 오은미 의원(순창·진보당)은 “농업외 소득이 농업소득을 앞지른 것은 2007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데 농사만으론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 농민들이 부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부는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해 농업외 소득 기준을 현재의 실정에 알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성학 기자
전북을 바꾸는 힘! 새전북신문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0)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