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달그락달그락] 혐오를 넘어서

제5회 청소년 애니메이션&일러스트 자치기구 오로라 전시회 취재

기사 작성: 오예람 청소년 기자 - 2025년 02월 26일 14시28분

지난 15일, 청소년 기자단은 자주적 관람에서 진행되는 전시회 ‘혐오를 넘어서’를 취재했다. ‘혐오를 넘어서’는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의 애니메이션&일러스트 청소년 자치기구인 ‘오로라’가 혐오에 대한 고민하고, 느꼈던 감상들을 그림으로 표현해낸 전시이다. ‘혐오를 넘어서’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혐오를 온전히 느끼고 성찰하는 것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전시는 2월 1일부터 3월 2일까지 자주적 관람에서 진행된다.

주요한 전시소개는 다음과 같다.

'혹시 내가 혐오의 타깃이 되면 어쩌지.. 나는 안되는데..'

우리는 혐오 당하는 것은 쉽게 인지한다. 그러나 내가 어떤 존재를 혐오하는지는 잘 모른다. 피해자에 갇히지 않고 세상의 혐오에 맞서보면 어떨까라는 그 생각에서 오로라 전시회 기획이 출발했다. 웹툰, 기사, 숏폼과 같은 다양한 콘텐츠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혐오의 정서는 이제 어찌 보면 사회의 보편 정서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같다. 서로를 비난하기 바쁜 말들 속에서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웠고, 부정적 감정은 쌓여만 갔다.

혐오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봤다. 증오, 미움, 경멸••• 유의어는 있는데 반대말을 찾기 어려웠다. 혐오의 반대말은 혐오하지 않는 것이라고 의견을 모으며 오로라 전시회 주제를 좁혀갔다. 혐오에 대해서 온전히 느끼고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우리부터 내가 혐오하는 대상은 누구이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나눠보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관계가 단절된 상황에서 점점 고립되어 가는 사람들의 무채색 생활, 사람들의 말 속에 갇힌 나의 또 다른 자아를 한 점 한 점 그림으로 표현해 혐오라는 구더기로 더러워진 사회를 함께 반성해 보고자 했다.

그렇기에 "우린 혐오를 넘어서"라는 전시회를 열기로 하였다.

전시회를 준비한 청소년 작가들은 그림을 넘어서 여러 가지 방식으로 관람객과 소통하였다. 3회에 걸쳐 직접 작품설명을 들려주는 ‘도슨트(Docent)’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청소년기자단은 도슨트 행사에 참여하여 청소년 작가에게 전시 소감을 물었다.

■ 그림 그리면서 느낀 점이 무엇인가요?

◦ 이유정(17세, 여): 사회적으로 혐오가 많다는 것을 알았고, 그 중심으로 혐오가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고, 그 중에 남녀혐오가 되게 많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 한 별(17세, 여): 혐오라는 단어는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혐오의 반대말은 존재하지 않음이 되게 의아했어요. 그래서 혐오는 많고 다양하며 쉽게 덮을 수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김휘상(17세, 남): 그리다 보니 시간도 빨리 가고 재미있어서 좋았다.

◦ 전예진(17세, 여): 혐오 관련 상징이나 자료가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 앞으로 담고 싶은 사회문제가 있다면요?

◦ 이유정 : 저는 원초적인 혐오를 더 나타내고 싶습니다. 딱 보면 바로 혐오를 느낄만한, 예를 들어 벌레 같은 그런 원초적인 혐오요.

◦ 한 별 : 아마 소수적인 사람들 표현하지 않을까 해요. 아마도 ‘퀴어(Queer)’에 대한 것을 담아보려고 해요.

◦ 김휘상 : 고교학점제를 겪는 청소년들의 기쁜 모습과 슬픈 모습을 담고 싶습니다.

◦ 전예진 : 아직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만들어서 전시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 이유정: 그림으로 표현해내어 전시한다는 것은 결국 세상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는 것이라, 세상과 연결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한 별: 저의 생각을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일깨워주고 새로운 시선을 보게 해준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휘상 : 내가 그린 것을 남에게 보여주며 설명하는 것이 부끄럽기도 했지만 재미있었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 전예진 :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여 보이는 것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 작가들은 자신만의 관점으로 우리사회의 ‘혐오’를 고민하고 그림으로 풀어냈다. 전시를 관람한 방문객들은 방명록을 통해 ‘다양한 혐오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이런 혐오들이 하루 빨리 달라지면 좋을 것 같다.’, ‘어떻게 이런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지 깊은 찬사를 보냅니다. 많은 배움을 얻어가요.’, ‘모두가 위로 받기를. 혐오를 넘어서, 서로가 손 잡고 조금만 더 다정해지길 바랍니다.’ 등의 소감을 남겼다. /오예람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평소 나 자신도 ‘혐오’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었는데, 이번 전시회 취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다. 전시를 방문하는 관람객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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