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교통사고 ‘가짜 환자’, 반드시 뿌리 뽑아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5년 02월 27일 17시53분

내년부터 교통사고로 가벼운 상처를 입은 환자가 필요 이상으로 장기 치료를 받거나, 이를 빌미로 합의금을 요구하는 게 어려워질 것이라고 한다.

국토교통부가 ‘자동차 보험 부정 수급 개선 대책’을 보면 가벼운 교통사고에 따른 경상 환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병원을 오가며 과잉 치료를 받는 행태를 손보겠다는 취지다.

한마디로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짜 환자’를 뿌리 뽑겠다는 게 뼈대다.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제대로 된 대책을 만들어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

교통사고가 나면 보험사는 증상이 심하지 않더라도 피해자에게 합의금 명목으로 사고 처리 종결 후 발생하는 치료비, 즉 ‘향후 치료비’를 주고 사건을 합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향후 치료비는 자동차 보험 표준 약관에 지급 근거가 없지만, 사건을 빠르게 마무리하기 위해 관행처럼 굳어진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런 관행이 과잉 치료, 보험 사기 같은 과도한 보험료 지급으로 이어진다는 비판이 많았다.

지난 2023년 기준 교통사고 환자 치료 비용 2조 원 가운데 무려 1조3,000억 원이 경상 환자 치료비였다는 통계다. 또 이들에게 지급된 향후 치료비는 1조4,00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체 자동차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를 올리는 요인이다.

이를 막기 위해 정부는 상해 등급에 따라 1~11급에 해당하는 중상 환자에게만 향후 치료비를 지급하게 하고, 이보다 가벼운 경상 환자에게 사고 합의를 목적으로 향후 치료비를 지급하는 걸 금지할 방침이다.

실제 정부 통계가 아니라도 교통사고로 가벼운 상처를 입고도 장기간 입원하는 환자들이 병원마다 넘쳐나는 걸 쉽게 볼 수 있다.

더구나 사고 운전자 역시 보험사에서 지급하는 돈이라서 이를 문제 삼지 않는 게 관행이고 풍조가 된 현실이다.

스치기만 해도 목덜미부터 잡고 보는 이런 과잉 치료, 장기 치료는 결국 다른 운전자의 주머니를 터는 범죄다. 정부가 이를 막겠다고 나선 이상 속칭 ‘나이롱환자’를 반드시 뿌리를 뽑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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