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9월말 지평선의 고장 김제시 죽산면 가을 들녘 모습. 노랗게 익은 벼가 넘실대는 황금물결 대신 새파란 콩이 지평선을 이뤘다./정성학 기자
국내 최대 곡창지대 중 하나인 전북지역 농민 2만여 명이 쌀값 폭락세에 올 봄 벼농사를 포기하겠다고 나섰다.
도내 전체 논 5분의1 가량에 벼 대신 밭작물을 재배하겠다는 것으로, 자칫 일본을 강타한 쌀 파동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올해 논에서 밭농사를 지을 전략작물 직불제 참여농가 모집이 한창인 가운데 도내의 경우 지난 25일 기준 2만1,248농가가 모두 5만2,115㏊를 신청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가운데 콩이나 깨 등 하계작물을 선택한 농가, 즉 벼농사철에 벼를 포기하고 밭작물을 심겠다는 논은 약 1만9,000㏊에 달했다.
이는 도내 전체 벼 재배지(10만4,343㏊) 약 18%에 달하는 규모이자, 정부가 도내에 할당한 감축 목표량(1만2,163㏊)을 56% 이상 초과한 수준이다.
더욱이 그 신청기간이 5월 말까지 지속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벼농사 포기자는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전망이다. 그만큼 벼농사를 꺼려하는 농가가 많다는 얘기다.
주 요인은 벼농사 감축을 무색케 반복되고 있는 쌀값 폭락세와 이로인한 수익 악화가 지목됐다.
실제로 도내 벼 재배 면적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여왔음에도 순수익률은 되레 더 악화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역대 최저 수준인 21.1%까지 곤두박질 쳤다.
농업인 단체들은 쌀소비량 감소세와 고물가로 인한 생산비 널뛰기 등이 맞물린 결과, 특히 정부의 지속적인 수입쌀 시장개방 정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자치도의회 또한 지난 2월 임시회를 열어 특단의 대책을 촉구하는 대정부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표 발의자이자 현역 농민인 오은미(농업복지환경위·순창) 의원은 “농사를 지으면 지을 수록 소득이 더 줄어는데 어느 누가 벼농사를 짓겠다고 하겠냐. 그럼에도 정부는 해외산 쌀 수입물량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국내산 쌀 생산량만 줄이겠다며 지역별로 그 할당 목표까지 제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일본의 쌀 파동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나라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쌀 정책은 식량안보와 식량주권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다”며 “쌀 수입을 즉각 중단하고 국내산 쌀 재배면적을 확대해 기후위기와 식량위기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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