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논에서 밭농사를 지을 전략작물 직불제 참여농가를 모집중인 가운데 전북 도내의 경우 지난 25일 기준 2만1,248농가가 모두 5만2,115㏊를 신청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더욱이 콩이나 깨 등 하계작물을 선택한 농가, 벼를 포기하고 밭작물을 심겠다는 논은 1만9,000여 ㏊에 이른다. 전체 벼 재배지 10만4,343㏊의 18%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정부가 도내에 할당한 감축 목표량을 56% 이상 초과했다. 신청 기간이 다음달 말까지 지속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체 벼농사 포기자는 더 늘어날 것 같다는 전망이다. 그만큼 벼농사를 꺼려하는 농가가 많다는 얘기다.
제416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결의안을 대표 발의한 오은미 전북도의원(순창·진보당)은 농민의 영농권을 침해하며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벼 재배면적 조정제를 즉각 철회해야한다며 쌀 수급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구체적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전북자치도는 전체 벼 재배면적의 15.2%에 해당하는 1만2,163㏊의 농지를 전략 작물 등 타 작물로 전환하거나 친환경인증, 부분 휴경 등으로 감축해야 한다. 국내 벼 재배면적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상황으로 2014년 81만5,506㏊에서 올해 69만 7,714㏊으로 매년 평균 1만700㏊ 이상이 감소했다. 기후재난으로 전 세계가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는데 정부는 오히려 농민의 영농권을 제한하며 벼 재배면적을 감축하고 있어 결국 식량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쌀 수급안정을 위해 근시안적으로 당장 벼 재배면적을 감축할 게 아닌, 중장기적으로 벼 재배면적 감소가 국가와 농업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살피고 식량 자급과 적정면적 여부, 타작물 전환 시 고려해야 할 점 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쌀값을 안정적으로 보장하고 인센티브 확대와 판로 보장으로 타 작물 경작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 양곡법 개정안은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 및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의 거부권 행사 등으로 세 차례 폐기된 바 있다.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첫 번째 법안은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2023년 4월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뒤 국회 재표결을 거쳐 부결·폐기됐다. 민주당은 이듬해인 2024년 양곡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했지만 국회 회기 만료로 본회의에 상정되지 못한 채 폐기됐다.
22대 국회에서 양곡법 개정안을 세 번째로 발의해 본회의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한 대행이 쌀 공급 과잉 구조를 고착화해 쌀값 하락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재정 부담이 키운다며 거부권을 행사했다. 결국 국회 재표결을 거쳐 다시 부결·폐기됐다. 양곡법은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국민의힘과 정부의 반대로 세 차례 미끄러졌던 법안이다. 쌀은 국민 주식이다. 식량 안보차원에서 쌀 값이 안정되고 쌀 생산 기반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가 할 일이다.전북지역 농민 2만 여 명이 쌀값 폭락세에 올 봄 벼농사를 포기하겠다고 나서 자칫 일본을 강타한 쌀 파동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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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처럼 쌀파동 우려된다
전북 농민 2만명 쌀농사 포기 논 5분의1 벼 대신 밭작물 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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