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 새만금 국가산업단지, 초입에 들어서자 간척지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땅이 모습을 드러낸다. 새만금개발청 전망대에 올라서도 끝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하다. 산단 전체 개발면적은 18.5㎢다. 1기 신도시 분당(19.6㎢)과 맞먹는 규모다. 새만금 산단은 이제 K배터리 산업을 이끌 심장부로 거듭나게 된다. 이미 2차전지 기업 입주가 예정된 1·2공구 분양률은 90%에 달했다. 5·6공구도 56%로 순조롭다.
새만금 개발은 노태우 전 대통령 공약에서 시작됐으나 1991년 첫 삽을 뜬 이후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방향성이 틀어지며 30 여년을 헛돌았다. 일부 주민과 환경단체는 개발 백지화까지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고 공사 중단 가처분 소송까지 했다. 2007년 말 특별법 제정을 통해 개발이 재개됐고 2013년에야 겨우 개발청이 생겼다. 그러는 동안 군산 지역은 2017년 현대중공업 조선소 가동이 멈췄고, 2018년엔 제너럴모터스(GM)가 철수하며 지역경제는 산업 공동화 위기에 내몰렸다.
전북도와 군산시, 새만금개발청은 2년 전부터 2차전지를 비롯한 그린산업에서 새만금의 미래를 찾기 시작했다. LG화학 같은 대기업부터 대주전자재료 등 강소기업까지 줄잡아 2차전지와 관련된 16개 기업이 산단 입주를 결정했다. 정부가 청주, 포항, 울산과 함께 새만금을 2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하면서 날개를 달게 됐다.
정부는 제3차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에서 7곳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분야별로 반도체 2곳(용인·평택, 구미), 2차전지 4곳(청주, 새만금, 포항, 울산), 디스플레이 1곳(천안·아산)이 지정됐다. 특히 특화단지 7곳 중 6곳이 비수도권이다 보니 지역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격차가 심화된 것은 첨단산업 일자리가 수도권에 몰린 탓이다.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비수도권이 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 새만금 국가산업단지에 제2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정부는 이번에 조성되는 제2산단을 반도체·배터리·인공지능(AI) 같은 첨단산업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새만금개발청은 새만금 제2산단 개발사업 시행자로 새만금개발공사를 지정하고 본격적으로 조성에 착수했다. 이곳은 김제시 만경읍 만경강변 일대 10㎢ 규모 배후도시 용지 가운데 최소 3.3㎢(99만8,250평) 이상 면적에 조성될 예정이다. 이 사업은 2029년 착공해 2034년에 완료한다는 목표다. 제2산단은 준공 예정인 새만금~전주 간 고속도로의 광활IC와 새만금IC 인근에 위치해 교통 접근성도 뛰어나다. 개발계획은 단순한 산업단지를 넘어 미래 기술이 융합된 글로벌 첨단산업 허브 조성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국가첨단전략산업 거점 △스마트 융복합단지 △탄소중립도시 △직주근접 기반의 '일과 삶이 공존하는 도시' 등이 사업계획에 포함돼 있다. 반도체·배터리·AI 등 미래 전략 제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산업용지 공급과 더불어 연구개발(R&D) 지원은 물론 종사자 편익 증진을 위한 도시 기능까지 통합될 예정이다.
새만금개발공사는 개발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하고, 향후 기본·실시계획 승인 절차를 거쳐 2029년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산업용지 분양은 2031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승우(군산4) 전북자치도의회 의장은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찾아 관련 기업 경영진으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주요 시설을 돌아봤다. 도 차원의 지원방안도 숙의했다. 새만금 산단 이른바 K-배터리 소재 특화단지로 지정된 후 현재까지 LG화학과 SK온 등 모두 24개사가 양해각서(MOU)를 맺고 입주했거나 입주할 예정이다. 투자 예정액은 약 9조7,000억원, 신규 채용예정 인원은 8,000명 가량이다. 11월엔 이들을 뒷받침할 이차전지 실시간 고도분석센터도 착공할 예정이다.
특화단지 추진단 출범 3년차를 맞아 기업 간 시너지 창출을 위한 네트워크 강화 노력도 더욱 활발히 진행중이다. 인사 담당자 간담회, 대표자 간담회 등 이차전지 기업들이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자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고 있다. 새만금을 대한민국 이차전지 산업의 중심기지로 키워, 국가 경제를 이끄는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만들어 나아길 바란다. 30여년 동안 헛돌던 새만금, 배터리 기업이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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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만금, K배터리가 살린다
2차전지 투자 몰려…"빠른 인허가·물류 앞세워 승부" 정부, 새만금 등 국가전략산업 특화단지 7곳 첫 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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