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예타에 발목잡힌 새만금, 34년째 터덕

-대선공약-국책사업 무색케 예타 장기화에 개발 지연
-예타 면제로 SOC 개발속도 올려 효능감 극대화 해야

기사 작성: 정성학 - 2025년 09월 01일 16시12분

올 연말 일부 구간 개통을 앞두고 마무리 작업이 한창인 새만금~경북 포항간 동서횡단 고속도로 출발지인 김제시 진봉면 심포항 인근 공사현장 모습. 이번에 개통될 구간은 새만금~전주에 한정된다. 여타 구간은 예타에 발목잡혀 착공조차 못한 실정이다./정성학 기자

무려 10명 가까운 대통령이 바뀌도록 터덕대고 있는 새만금 개발사업의 속도를 올리고 효능감을 높이려면 예비타당성조사를 일괄 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타 절차가 너무 길어지면서 도로나 산단과 같은 기초적인 인프라 구축조차 계속 늦어지고, 이는 기업의 투자 포기나 축소, 또는 시장수요 변화에 따른 미래 경쟁력 상실 등 악순환만 반복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새만금 방조제 준공 후 예타를 받은 주요 사업은 모두 11건, 이들 사업안이 예타를 통과하는데 걸린 시간은 평균 18개월에 달했다.

이 가운데 군산발 새만금행 신항만 인입철도 건설사업은 24개월, 수목원 조성사업은 3년이 훌쩍 넘는 40개월이 소요됐다.

최단기 예타란 진기록을 세운 새만금~전주 고속도로 건설사업안 또한 6개월이 걸렸다. 이마저도 전구간(새만금~전주~무주~대구~경북 포항)이 아닌 사전 검토과정에서 경제성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 새만금~전주 구간만 똑 떼어내 예타를 가까스로 통과한 사례다.

여타 구간은 문제의 예타에 발목잡혀 십수년째 착공조차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선거철마다 등장해온 단골 대선공약, 특히 진보와 보수진영 모두 강조한 사골공약이란 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렇다보니 1991년 노태우 정권기 착공한 새만금 개발사업은 올해로 34년째 기초 인프라 조성에만 매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덩달아 ‘단군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란 명성은, 언제 끝날지조차 모르는 ‘유사이래 최장기 국책사업’이란 오명으로 뒤바뀐지 오래다.

지역 정관가는 이를 문제삼아 예타 면제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사업처럼 새만금도 관련법에 예타 면제 규정을 만들자는 안이다.

국회 농해수위 이원택(군산·김제·부안을) 의원은 지난 7월말 이 같은 예타 면제 근거를 담은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의원은 “새만금은 국가가 장기간 추진해온 대규모 국책사업임에도 정부의 기조에 따라 신속한 개발이 제한돼 왔다”며 “새만금을 재생에너지 기반 신산업단지이자 동북아 경제중심지로 속도감 있게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전북자치도 또한 한목소릴 냈다.

김미정 새만금해양수산국장은 “새만금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은 일괄적인 예타 면제가 반드시 필요하다. SOC는 여러 시설이 연결돼 있어서 일부가 지연되면 전체 효과가 상쇄된다”며 “새만금은 SOC가 먼저 갖춰져야 투자가 뒤따르는 구조라서 동시 완성시 공사비 절감과 민간투자 촉발, 지역고용 창출 효과가 동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타 면제를 위해 정치권과 협력하고 관련 부처와 협의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새만금은 곧 예타가 예정된 SOC분야 사업안만도 현재 남북3축 도로 건설, 내부간선도로 건설, 환경생태용지 조성, 배수갑문 증설 등 4건이 꼽혔다. 사업비는 총 2조1,739억원 규모다.

/정성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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