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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곤충, 큰 위협, 말벌의 특성과 예방 수칙

기사 작성: 박기수 - 2025년 09월 02일 12시54분

가을 문턱에 접어드는 9월, 선선한 바람과 함께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또 하나의 불청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바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위협이 되는 말벌이다.

말벌은 주택가 처마, 아파트 베란다, 간판과 창문틀, 에어컨 실외기, 공원 등 어디서든 번식할 수 있으며, 비록 작은 곤충이지만 그 피해는 결코 작지 않다. 또한 최근 기후 변화와 이상 고온 현상으로 번식 기간이 길어지면서 말벌의 활동량이 증가해 안전사고도 잇따르고 있다.

말벌은 장수말벌, 토종말벌, 외래종인 흑등 검은 말벌, 땅벌, 쌍살벌 등으로 나뉘며, 크기는 일반 벌보다 2~3배 크고, 독성은 15~20배 강하다. 특히 검은색에 민감해 공격성을 보이며, 머리 부위를 집중 공격하는 습성이 있어 더욱 위험하다.

말벌에 쏘이면 통증과 가려움, 어지럼증, 호흡곤란, 구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아나 필락시스 반응으로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벌집 제거 출동은 2022년 193,986건에서 2024년 304,821건으로 연평균 25.4%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벌에 쏘여 이송된 환자도 6,953건에서 7,573건으로 연평균 4.4% 늘었다. 특히, 2024년 8월 한 달 동안만 벌집 제거 출동이 114,421건, 환자 이송이 2,225건에 달해 여름 한복판인 8월이 가장 위험한 시기로 나타났다. 이처럼 여름철과 초가을은 말벌 사고의 고위험 시기임이 통계로도 명확히 드러난다.

언론 보도에서도 말벌 사고는 꾸준히 다뤄지고 있다. 야외 캠핑이나 산책 중 벌에 쏘여 긴급 이송되는 사례가 반복되는 등 일상 속 작은 부주의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첫째, 벌집을 발견하면 직접 제거하지 말고 반드시 119에 신고하거나 전문 퇴치업체에 의뢰해야 한다.

둘째, 야외 활동 시에는 흰색·노란색 계열의 밝은 옷을 착용하고 향수나 강한 샴푸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셋째, 당분이 많은 과일이나 음료, 쓰레기통은 말벌의 ‘맛집’으로 말벌을 유인하기 때문에 반드시 뚜껑이 있는 것을 사용해야 한다.

넷째, 말벌이 다가오면 갑작스러운 동작이나 큰 소리로 자극하지 말고 천천히 자리를 피해야 한다.

다섯째, 말벌에 쏘였을 경우 벌침은 카드 등으로 밀어내고 상처 부위를 깨끗이 씻은 뒤 얼음찜질을 하며, 호흡곤란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119에 신고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북소방본부는 말벌 사고 예방과 신속한 대응을 위해 보호복, 전용 퇴치 장비, 응급 의약품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 스스로의 주의와 예방 실천이다. 말벌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지만, 사전 대비와 안전 수칙 준수만으로도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작은 관심과 준비가 생명을 지킨다. 올가을, 모두가 말벌 사고 예방 수칙을 실천해 안전한 일상을 만들어가기를 바랍니다.

/이남영 (정읍소방서 현장 대응단 팀장 소방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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