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그락달그락]농담일까, 폭력일까.. 청소년 50명이 답했다

혐오는 표현의 자유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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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특정 집단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혐오 표현이 일상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친구들 간의 농담처럼 오가기도 하지만, 이러한 언어가 습관적으로 쓰이면서 문제의식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 혐오 표현이 과연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이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혐오표현은 특정 집단을 비난하는 데서 시작해 차별을 조장하고 사회통합을 저해하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자리 잡았다. ‘-충’, ‘틀-’ 등 혐오 접사로 양산되는 표현은 집단 전체를 낙인찍으며, 단순한 욕설이 아니라 피해자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차별을 재생산한다. 특히 유머와 풍자 형식을 빌려 SNS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사회적 해악이 희석되고, 혐오가 당연한 분위기를 만든다. 최근 혐오표현은 세대, 성별, 지역, 정치 성향까지 대상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어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말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문제로 이어진다.



예를 들어 ‘개독교’는 기독교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독선적이거나 강압적인 종교인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담고 있다. ‘딸배’는 배달 라이더를 비하하는 말로, 배달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을 무시하는 뉘앙스를 담는다. ‘급식충’은 학생, 특히 중·고등학생을 하찮게 부르는 말이며, ‘지잡대’는 지방에 있는 대학을 낮춰 부르는 혐오 표현이다. 최근에는 극우 성향 사이트 ‘일베’ 단어들을 아무렇지 않게 게임처럼 사용한다. 대부분 고인에 대한 모욕, 여성 비하, 지역감정을 유발하는 내용들이다. 실제 뜻을 알지 못한 채 가볍게 쓰이고 있다.



이 문제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월 6일 총 5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참여자의 연령대는 14~16세가 75%(38명)로 가장 많았으며, 17~19세 20%(10명), 11~13세 5%(2명), 10세 이하는 없었다. 첫 번째 질문인 “일상생활에서 혐오 표현을 듣는 빈도는 어느 정도인가”에 대해 38%(19명)는 “거의 듣지 않는다(0~5번)”라고 답하였고, 33%(17명)는 “셀 수 없이 많이 듣는다”, 29%(14명)는 “많이 듣는다(5~10번)”라고 답하였다.



두 번째 질문인 “혐오 표현을 들었을 때 기분은 어떤가”에는 71%(36명)가 “기분이 나쁘다”라고 답하였으며, 24%(12명)는 “아무 생각이 없다”라고 답하였다. 두 명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맨날 들어서 이제는 거의 익숙하다”라고 답변하였다. 세 번째 질문인 “하루에 얼마나 사용하나요”에는 50%(25명)가 “가끔 사용한다”라고 답하였으며, 36%(18명)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14%(7명)는 “많이 사용한다.”라고 답하였다.



네 번째 질문인 “혐오 표현을 사용할 때 어떤 기분이 드나요”에는 36%(18명)가 “불쾌하다, 별 생각이 없다”라고 답하였고, 29%(15명)는 “매우 불쾌하다”라고 답하였다. 나머지 17명은 “장난이라 재미있다” 등 다양한 의견을 보였다. 다섯 번째 질문인 “혐오 표현의 종류를 얼마나 알고 있는가”에는 다수가 “10개 이상 알고 있다”라고 답하였으며, 일부는 “5개 정도 안다”, “막상 떠오르진 않지만 들으면 의도가 보인다”라고 답하였다.



여섯 번째 질문인 “혐오 표현의 뜻을 알고 있는가”에는 67%(34명)가 “모른다”라고 답하였고, 33%(16명)는 “안다”라고 답하였다. “안다”라고 답한 학생들은 “애자: 장애인을 비하하는 말”, “지랄: 간질 환자의 발작을 나쁘게 표현한 말” 등을 예로 들었다.



일곱 번째 질문인 “혐오 표현 사용이 문제라고 생각하는가”에는 모든 학생(50명)이 “그렇다”라고 답하였다. 마지막 질문인 “혐오는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하는가”에는 71%(36명)가 “아니다”라고 답하였고, 29%(14명)는 “맞다”라고 답하였다. “아니다”라고 답한 학생들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할 수 없다”, “욕을 들으면 인권이 침해된다”, “상대방의 기분을 불쾌하게 만든다” 등을 이유로 들었다. 반면 “맞다”라고 답한 학생들은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표현의 자유다”, “감정을 표현하는 자유권 행사다”라고 주장하였다.



조사 결과 청소년들 사이에서 혐오 표현은 이미 일상에 깊이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는 이를 표현의 자유로 오인하기도 하였으나, 혐오 표현은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으며 권리와 존엄성을 침해하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로 볼 수 없다.



표현의 자유는 민주 사회에서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권리이다. 그러나 그 자유가 타인의 권리를 해치고 인권을 침해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자유가 될 수 없다. 현재 청소년들은 미디어에 시대에 살고 있다. 모두가 스마트폰 등의 전자 기기를 사용하고, 터치 몇 번만 하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매체들을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 옳고 그른 것들을 판단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또한, ‘재미’로서 혐오 표현을 너무 쉽게 소비하는 청소년들의 인식과 행동도 문제가 된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혐오 표현이 가지고 있는 무게감과 위험성을 깨닫고, 경각심을 가지고 행동하는 태도를 갖춰야 할 것이다. /정예인, 유가온 청소년 기자



취재후기



- 유가온: 이번 취재를 하면서 나의 주변에 있는 친구들이 일상 대화로 쓰고 있는 혐오표현의 심각성을 느끼게 되어서 처음으로 기사를 준비하면서 충격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나도 혐오표현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사용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 정예인: 혐오 표현에 대한 내용을 설문조사를 통해 다양한 청소년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자유’라는 개념이 잘못 악용되는 사례를 접하게 된 것 같아 인상깊었다. 주변의 혐오표현과 내가 알게 모르게 쓰고 있을 혐오 표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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