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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선 지적장애, 3~5세에 나타나는 초기 신호… “말 늦고 사회성 미숙하면 조기평가 필요”

기사 작성: 박은희 - 2025년 10월 21일 12시06분

지능지수가 평균보다 다소 낮은 70~85 수준으로 분류되는 경계선 지적장애(Borderline Intellectual Functioning)는 학령기에 학습부진이나 사회적 부적응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그 전조는 이미 3~5세 유아기에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특징을 놓치면 초등학교 이후 학습·정서 문제가 복합적으로 심화될 수 있다”며 조기 관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가장 두드러진 초기 신호는 언어 발달의 지연이다. 첫 단어를 2세 후반~3세 초반에야 말하거나 4~5세가 되어도 문장 구성이 짧고 단순하며, “왜?”, “어떻게?”와 같은 개념적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말이 늦는 것처럼 보이지만 단순 표현 문제가 아니라 언어 이해와 개념화 능력 자체가 늦게 발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회성의 미성숙도 대표적 특징이다. 역할놀이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따라만 다니거나, 순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해 친구와 자주 충돌한다. 사회적 신호를 해석하는 능력이 떨어져 눈맞춤이나 표정 반응이 어색하고, 갈등 상황에서 언어적 설명 대신 울음이나 회피로 반응하는 모습도 자주 보인다. 이는 자폐 스펙트럼과는 달리 타인에 대한 관심은 있으나 상호작용의 질과 지속성이 떨어진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또한 주의력과 기억력 문제도 조기 징후다. 한 가지 활동에 집중하는 시간이 짧고, 지시를 두 가지 이상 기억하지 못하거나 간단한 규칙 게임도 반복 설명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ADHD처럼 보일 수 있으나, 실제로는 청지각 저하, 정보처리 속도와 작업기억의 한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일상생활에서도 어려움이 따른다. 혼자 옷 입기, 양치질, 정리정돈 등의 습득이 늦고 “지금은 앉아 있어야 해”와 같은 상황 판단이 잘 되지 않는다. 감정을 말로 표현하지 못해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 자기조절 능력의 미숙이 나타나며, 일부 아동은 가위질·색칠과 같은 소근육 조절이나 운동계획 능력도 또래보다 떨어진다.

브레인리더한의원 설재현 박사에 의하면 이 같은 신호가 보일 경우 단순한 ‘늦된 아이’로 치부하지 말고, 지능 및 발달 평가를 통해 조기에 개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언어치료, 놀이치료, 작업치료 등의 발달 재활과 더불어, 뇌 기능 조절과 집중력 향상을 돕는 한방 치료(원지·석창포·황기 등) 신경인지치료도 실제적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경계선 지적장애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히 해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3~5세 시기의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조기 개입을 시작한다면, 학령기 이후 학습과 사회적 적응 능력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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