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관련>정읍 산외마을, "물폭탄은 인재"…소송 움직임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1년 08월 19일 19시29분

척곡제(노은저수지) 붕괴로 물폭탄을 맞은 정읍 산외한우마을 상인들이 수해는 인재라며 정읍시를 상대로 집단 소송할 분위기다.

17일 현장에서 만난 산외한우마을 상인들은 “이번 수해는 노은저수지가 붕괴된 게 직접적인 원인인만큼 그 관리부실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상인들은 앞서 “몇 차례 집단 손배소송 여부를 놓고 의견도 교환했다”고 말했다.

문제의 노은저수지는 1967년 준공된 농업용 흙댐으로 길이 70m에 높이 17m의 제방으로 둘러쌓였다. 저수량은 약 9만5,000톤 규모로, 지난 9일 오후 집중호우로 제방 30m 가량이 붕괴됐다.

이로 인해 하류인 노은마을과 한우마을이 형성된 산외면소재지를 중심으로 주택 79채와 상가 61채가 물에 잠기거나 파손됐다. 농경지 34㏊ 가량도 침수되거나 급류에 쓸려나갔다.

정읍시는 시간당 30~50㎜씩 쏟아진 국지성 기습폭우를 감당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우마을 상인들은 “누구 때문에 물난리가 났는지 따져묻지 않을 수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한우 상가들은 성인 허리춤을 넘는 물에 잠기면서 수 백만원대를 호가하는 냉장고와 육절기 등 각종 전자제품이 크게 훼손됐다. 전문업체에 수리를 맡겨도 고치지 못한 전자제품도 이곳 저곳서 쏟아져 나왔다.

이들은 “못 먹게 된 한우고기는 포기한다 치더라도 고가의 전자제품을 어떻게 재구입할지 난감하다”며 울상 지었다. 전북도와 정읍시는 전북신용보증재단을 통해 상가 1곳당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해주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인들은 “대출해줘봤자 결국은 스스로 되갚아야할 빚일 뿐이다. 노은저수지가 붕괴되면서 침수된 인재로 여겨지는만큼 그 관리자(정읍시)를 상대로 책임소재를 묻자는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더라도 상인들에겐 돌아올 혜택이 없는데다, 추석대목 장사까지 망치게 생겼다”는 이유도 덧붙였다.

한편 앞선 8일 군산 선유도와 장자도 등 고군산군도 상인들도 강풍에 표류하던 대형 바지선과 충돌해 장자교가 붕괴된 책임을 묻겠다며 대책위를 구성한바 있다. 사고직후 피서객이 뚝 끊기면서 큰 피해를 입었다며 영업손실 보상을 요구키로 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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