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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발걸음]“블랙독”에 대한 시선

학교 선생님은 모두 기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직 기간이 아니라
학생과의 관계를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달려있습니다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20년 02월 17일 14시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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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금택((주)씨큐아이컨설팅, 수석컨설턴트)

최근 종영된 드라마 “블랙독”은 우리사회의 차별과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매우 담담하게 그려 냈습니다. 주인공은 기간제 선생님으로서, 자신의 직무를 성실하게, 그리고 탁월하게 이끌어 나갔습니다. 학생들에게는 친절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러나 조직생활에서는 수동적인 ‘을’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가 근무했던 대학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교수 사회도 ‘정년트랙’과 ‘비정년트랙’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비정년트랙 교수님은 기간제 선생님과 비슷한 처지입니다. 왜냐하면, 단기 계약(1~2년)으로 고용이 지속되기 때문입니다. 저도 비정년트랙 교수를 해 봤지만, 인사권을 가진 분들 앞에서는 자연스럽게 ‘을’의 위치가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학생들만 바라보고 열심히 교육하는 선생님들을 뵐 때면 존경스러웠습니다.

저는 대학에서 교수님들이 수업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했습니다. 일의 특성 상 자연스럽게 교수님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한 번은 정년퇴임을 한 교수님이 저에게 찾아오셨습니다. 이 교수님은 “자신이 정년을 6개월 앞둔 시점에서 교육연수를 신청했는데, 이를 제가 수락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교수님은 자신이 6개월 밖에 남지 않아서, 반려가 될 거라고 염려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서, 이렇게 찾아왔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대학 근처의 인근 식당에 가시자?”고 하였습니다.

저와 그 교수님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제가 질문을 하나 던졌습니다. “교수님은 정년 퇴임을 하셨는데, 그래도 아쉬움이 남으세요?”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 교수님의 대답은 “예, 그렇습니다. 저의 30년 교직생활이 무척 짧게 느껴집니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대답을 듣는 순간, “교직생활은 1년을 하나, 30년을 하나 모두 아쉽다고 느끼시는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1년 기간제 선생님이나, 정년을 보장받은 선생님이나, 다 똑 같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누가 조금 더 오래 이 조직에 남아있느냐의 문제이지, “학생들을 교육하는 데는 아무런 걸림돌이 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우리아이도 중학교 3학년 때 기간제 선생님을 만났는데, 이 선생님과 1학기만 보냈습니다. 그 이유는, 이 선생님의 기간이 만료되었다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아이가 이 선생님을 매우 좋아했기 때문에, “혹시 마음에 상처가 남지 않을까?”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우리아이는 이 선생님과 헤어진 후에도, 계속해서 연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이 선생님에게 자기소개서를 봐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이 선생님은 다른 학교로 옮기신 이후에도 우리아이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임용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도 우리아이에게 전해 주셨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을 보면서, “현재 우리의 기간제 교사제도나 비정년트랙 교수제도는 미숙할지 모르지만, ‘좋은 선생님’은 학생들의 마음속에 오래 남는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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